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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지킨 신창재 회장...교보생명 다음 행보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17 05:25

‘주주 간 계약 이행 의지 있나’
시장 의구심 단번에 해소

‘투자금 회수’ 어피니티 등 FI에도
주당 1200원 결산배당 지급

교보증권, 차등배당에 주가 급등
교보생명, 브랜드 가치 ‘탄탄대로’ 기대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2018년부터 7년간 이어진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풋옵션 분쟁을 마무리하면서 교보생명의 향후 행보에도 한층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중장기적으로 손해보험사, 저축은행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금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한편, 금융지주사 설립과 기업공개(IPO)도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교보생명은 최근 주당 12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는데, 이로 인해 FI들은 신 회장과의 분쟁이 끝났음에도 수십억원대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됐다.



어피니티 등 FI, 투자금 회수 별개 배당금 받는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회장 측은 지난달 7일 어펄마캐피탈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5.33%를 액면분할 전 기준 주당 19만8000원에 매입했다. 이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보유한 교보생명 보유 지분 각각 9.05%, 4.50%를 신한투자증권 등 금융사에 매각했다. 거래가격은 어피니티컨소시엄 초기 투자가격인 주당 24만5000원보다 낮은 23만4000원이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2018년 어피니티가 주당 40만9000원에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신 회장이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 신 회장이 애당초 주주 간 계약을 이행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신 회장이 FI들과 협상에 성공하면서 이러한 의혹을 단번에 불식시켰다. 시장에서 수용 가능한, 합리적인 가격에 풋옵션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풋옵션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신 회장의 의지는 변한 적이 없었다"며 “주당 41만원이라는, 합리적이지 않은 금액이 문제였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보생명.

▲교보생명.

이와 별개로 교보생명은 이달 5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1200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배당금 총액은 1205억원, 배당성향은 17.2%다. 배당 기준일은 지난해 12월 말로, 신 회장이 올해 들어 풋옵션 협상을 마무리 지은 어피니티와 어펄마캐피탈, GIC에게도 동일하게 지급된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신 회장 측이 FI들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FI에 배당 수령을 포기한다거나 배당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등의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면, FI들은 배당금을 받을 수 없는 구조"라며 “그러나 이번 계약에서 그러한 조건을 넣지 않아 투자금을 회수한 FI들도 수십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생명 무배당에 주가 급등

흥미로운 점은 교보생명 관계사인 교보증권은 대주주 차등배당을 실시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지분율 84.72%)에는 무배당을, 소액주주들에게는 주당 500원의 결산배당을 결의했다. 시가배당률은 9.3%, 배당성향은 40.7%에 달한다. 이는 최대주주 무배당을 통해 자기자본 확대, 일반주주의 배당 매력 제고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묘수로 해석된다. 그 결과 교보증권 주가는 작년 말 5560원에서 이달 현재 6670원으로 20% 급등했다.


교보생명

▲교보생명 관계사 현황.

교보증권은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진출을 위해 2029년 자기자본 3조원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최근 신 회장이 풋옵션 분쟁을 해소하면서 자기자본 확충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과 IPO, 금융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추진하면서 브랜드 가치 제고는 물론 관계사들의 펀더멘털 역시 부각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신 회장은 그간 “보험사는 보험 상품을 파는 곳이 아닌 고객 보장을 잘 하는 곳이 돼야 한다"는 경영 지론을 펼치며 교보생명이 생명보험의 본질인 '고객보장'에 집중하도록 했다. 나아가 교보생명은 건강보험 상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작년 3분기 누적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939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전년 대비 26.54% 증가한 수치다. 교보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배당 전 222.9%, 배당 후 221%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150%)을 큰 폭으로 상회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라는 가장 큰 리스크가 해소됨에 따라 교보생명은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지주사 전환, IPO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교보라는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동시에 교보증권 등 자회사들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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