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8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2조591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
여신업계 전반이 업황 악화의 여파를 맞고 있다. 지난해 전업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0.3% 증가에 그치며 사실상 상승력의 한계에 도달한 가운데 고금리 카드론으로 이어온 수익성도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어 장기적 악순환 국면에 우려가 실린다.
19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카드사(KB국민·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2조59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2조5823억원 대비 87억원(0.3%)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고금리 카드론 사업으로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말 총수익 1조4304억원 중 카드대출 수익이 4673억원(32.7%)으로 비중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무이자할부 혜택을 줄인 효과에 할부카드수수료 수익은 2897억원 늘어났고 본업 수익으로도 볼 수 있는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670억원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업권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런 방식 역시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중저신용자가 주로 사용하는 카드론 비중이 높아질수록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고 이는 충당금 등 비용 확대로 이어져 또 다른 부실 위험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이자비용(5983억원)과 대손비용(2107억원)이 증가한 영향에 지난해 총비용이 1조4217억원으로 전년보다 1422억원(5.9%) 늘었다.

▲카드사들은 고금리 카드론 사업으로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2금융권 가계대출 총량제를 검토하면서 관리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카드론 취급 위축이 현실화할 경우 수익성 둔화가 예고되고 있다. 카드사들의 경우 올해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개편과 오프라인 간편결제 수수료 논의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어 대출사업마저 줄어들 경우 성장세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상황은 캐피탈사를 포함한 비카드 여신전문금융사들도 다르지 않다. 할부금융사·리스사·신기술금융사 등 181개 비카드사는 지난해 말 기준 2조489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2조7026억원 대비 2128억원(-7.9%) 역성장한 수치다. 총수익이 2조9380억원 늘었음에도 총비용 부담이 3조1508억원 늘어나면서 손해가 더 컸다.
무엇보다 연체율이 전 여전사 업권에서 악화하고 있어 향후 손실흡수능력 확대 등 경영 부담과 실적 방어에 우려가 실린다. 카드사 연체율(카드·할부·리스·기타 대출채권 등 총채권 기준)은 1.65%로 전년 말(1.63%)보다 0.02%p 상승했다. 2014년(1.69%)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카드사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1.16%로 전년 말(1.14%)보다 0.02%p 치솟았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8.1%로 전년 말(109.9%)보다 1.8%p 소폭 하락했다.
비카드사들의 경우 지난해 말 연체율이 2.10%로 전년 말(1.88%)보다 0.22%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6%p 증가해 2.86%를 기록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33.5%로 1년 전(140.0%)보다 6.5%p 감소했으나 여전히 100%를 웃돌고 있다.
여신업계에서는 연체율이 지속 증가하는 데다 순이익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대손충당금비율 등 대부분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돼 올해 전력 방어에 나서야 하는 동시에 정체된 수익성과 관련해선 탈출구를 모색해야 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을 늘리는 방식은 중저신용자들의 가계상황 악화를 야기하는 동시에 업계 건전성 저하 등 악순환으로 돌아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며 “반대로 당국의 관리로 카드론을 줄이게 될 경우 당장 매출 여력이 크지 않은 카드사들 위주로 장기적 수익성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여신업계 전반이 건전성 방어에 들어가는 비용도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