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의 공동폐수시설 모습. 사진=중소기업중앙회
# 전국 슈퍼마켓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동구매 쇼핑몰 '생큐마트 몰'은 대기업 유통체인의 골목상권 진출로 직격탄을 맞은 중간도매 유통업체들이 만든 협동조합의 대표 성공사례다.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은 골목 슈퍼마켓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배송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판매 수치를 데이터화해 제조업체에 정보를 제공해 디지털 전환(DX)을 이뤄냈다. 덕분에 조합원사들은 대기업에 상응하는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고, 상품 매입 트렌드를 사전 예측해 제조사의 대응 편의성도 높였다.
#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은 부산의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표면처리(도금) 업체들이 모여 2012년 설립한 조합단체다. 도금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강한 독성을 갖고 있어 설비 노후화가 빠른데, 조합원사들은 지난 2017년 폐수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해 2억원의 배출 부과금과 개선명령을 받게 됐다. 다행히 '뿌리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돼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으면서 상황이 점차 나아졌다. 조합은 지난 2022년 국비와 시비 3억3600만원을 지원받았고, 지난 2023년에도 국비·시비 등 총 3억7900만원을 지원받아 시설 개선을 진행할 수 있었다.
#농기계를 제조하는 A 중소기업은 농가의 경영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덩달아 피해를 입었다. 농가 불황이 국내외 농기계 구매 수요 감소로 이어진 탓이다.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았던 상황에서 한줄기 희망이 된 건 중소기업협동조합이었다. 농기계 제조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조직한 '한국농기계협동조합'을 통해 국내외 농기계박람회에 참여할 수 있었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한국국제협력단 등 해외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협동조합이 참여해 필리핀시장 판로 개척에도 성공했다.
23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공동사업을 통해 개별적 한계를 극복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자조조직이다.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자가 자발적으로 사업·업종·지역 등을 고려해 조합의 성격(형태)을 정하고, 업무구역, 발기인 수, 최저출자금 등의 설립요건을 갖춰 주무관청의 인가를 받아 설립할 수 있다.
협동조합은 공동사업을 통해 개별기업의 실패 리스크 부담을 완화할 수 있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중소기업중앙회 등으로부터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협동조합 조합원의 평균 매출액은 개별 중소기업 대비 115.1%, 평균 영업이익은 178.9%가량 높다.
중기중앙회는 이같은 중기협동조합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형 공동사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로 3년차를 맞은 '혁신형 공동사업 지원사업'은 업종별 중기협동조합의 디지털 전환, 환경규제 대응, 공동마케팅, 물류 혁신 등 협업모델 구축을 위한 공동사업의 직접사업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산 규모는 전년대비 3억원 증액된 13억원으로, 조합 당 사업비의 80%(최대 1억원)까지 지원한다.
중기중앙회는 혁신형 공동사업 지원에 참여할 조합을 오는 4월 4일까지 모집하고 있다.
그밖에 중기중앙회는 신규조합 설립을 원하는 사업자에 컨설팅 서비스도 지원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기협동조합으로 개별 중소기업의 한계를 보완하고, 산업·업종별 협력을 유도하는 중소기업의 성장플랫폼"이라며 “중소기업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조직이기 때문에 업종 등의 제한은 없고, 신규 설립 역시 상시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