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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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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김동원, ‘이사진 합류’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23 10:23

3만 설계사 앞세워 본업 영업력 강화
금융기관 인수로 미국·동남아 사업↑

기본자본 기준 킥스 130% 달성 난항
김동원, 이사진 향한 ‘긴 항해’

김동원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한화생명이 IRFS17 도입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판매채널 강화 등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를 이끈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또다시 사내이사로 등재되지 않으면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한화생명 주주총회에서는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김중원 경영지원부문장·신충호 보험부문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되고, 이인실 전 통계청장 역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다시금 선임됐다.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흐름에 맞춰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 책무구조도를 도입하는 등 정관이 변경된 것에 반해 인사는 큰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사실상 유일한 변수였던 김 사장은 미등기임원으로 남게됐다.


김 사장은 법인보험대리점(GA) 피플라이프 인수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등 한화생명이 3만명에 달하는 설계사를 보유하는 데 기여했다. 모바일을 비롯한 디지털 플랫폼 활성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대면이 중요한 생명보험시장에서 '병력'을 늘리면 영업력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피플라이프 인수는 제판분리(보험 상품 제조는 원수사, 판매는 자회사와 GA가 맡는 구조)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한화생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금융 시장 내 입지 강화를 이끄는 등 최고글로벌책임자(CGO)라는 직책에 걸맞는 행보도 보여왔다.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40% 인수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았고,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성사되면 해외 은행업체에 진출한 '1번타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한화생명은 현지 법인 뿐 아니라 자회사 한화손해보험·손자회사 한화투자증권과 함께 현지 보험사들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수준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보험침투율이 높지 않아 다른 국내 기업들도 진출·사업 확대를 모색하는 지역이다. 김 사장은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 인수건도 주도했다. 베트남법인도 흑자전환에 힘입어 현지 법인 최초로 본사에 배당하는 등 해외 진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화생명이 종합금융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셈이다.


한화생명.

▲한화생명.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김 사장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나, 사내·외에 산재한 부정적인 이슈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3연임에 성공한 여승주 부회장이 '진화작업'을 벌인 뒤 김 사장의 이사진 편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는 김희철 한화임팩트 대표가 '태양광 멘토'로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에너지 사업 노하우 축적을 도왔던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우선 금융당국이 자본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일정수준(130%) 이상의 기본자본을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 완화의 조건으로 내건 것이 언급된다. 지난해말 한화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165% 수준으로 3분기말 보다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이 유사한 규모로 형성된 까닭에 기본자본 기준 킥스는 두 자릿수에 머문다.


별도기준 7206억원·연결기준 86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배당도 실시하지 못했다. 3조5000억원 이상의 해약환급금 준비금에 따른 부담이 이유였다. 한화생명과 한화금융서비스가 경영인정기보험 절판마케팅 의혹 때문에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를 받는 등 내부통제 역량도 의문을 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동원 사장의 작품으로 불리는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여전히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며 “2015년부터 금융 분야에 몸 담으면서 경험을 쌓은 만큼 중책을 맡는 것은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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