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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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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강아지의 날’ 맞아 펫보험 주목…보험업계, ‘집사’ 마음 잡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23 09:43

낮은 가입률·인식 속 성장 기대…인구구조 영향

교통사고 관련 보장 등 다양한 니즈 공략 나서

진료비 표준화·반려동물 등록률 개선 등 촉구

강아지와 봄나들이

▲9일 서울 종로구 송현광장에서 봄나들이를 나온 어린이와 강아지가 뛰놀고 있다.

보험사들이 펫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배타적 사용권도 획득하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반려동물 시장은 아직 확장할 수 있는 공간이 크기 때문이다. '국제 강아지의 날'을 전후로 펫보험의 필요성을 알리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23일 보험업계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는 1300~1500만명 규모로 추산된다. 전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일명 '펫팸족(펫+패밀리)'인 셈이다. 낮은 혼인율·출산율 등으로 1인가구와 '딩펫족(딩크+반려동물)'이 확대되는 것도 '집사'수를 늘리는 원인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국내 펫보험 판매사 10곳의 계약건수는 16만2111건으로 전년 대비 48.6% 많아졌다. 보험사들의 관련 원수보험료도 800억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아직 펫보험 가입률은 2%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펫보험에 대한 인식이 충분치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보장에 대한 진입장벽 및 비용 부담도 걸림돌로 꼽힌다.


펫보험 1위 메리츠화재가 질병·치료 이력이 있는 반려동물도 가입 가능한 간편심사형 반려동물보험 2종을 출시한 것도 이같은 어려움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가입연령은 생후 60일~만 8세다.




DB손해보험은 태스크포스팀(TFT) 신설을 필두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반려인 입원 후 상급종합병원 통원시 위탁비용을 보장하는 담보, 위탁비용을 무게에 따라 차등화한 상품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무배당 반려동물장례비용지원금(개, 고양이) 갱신계약 특별약관'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바 있다. 여전히 반려동물 사망시 야산·쓰레기 봉투에 버리거나 동물병원에 처리를 위탁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지만, 장례를 치뤄주려는 풍토가 형성되는 것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화재 등으로부터 자본과 인재를 확보한 펫보험 전문기업 '마이브라운'도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소액단기상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국내 시장의 약점을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캐롯손해보험은 반려동물 올인원 SaaS 구독 플랫폼 '페오펫', '펫보험 VIP 플랜'을 출시했다. 이는 외래·수술 여부와 무관하게 질병 및 상해 치료비를 연간 200만원 한도 내에서 전액 보장한다. 만 12세 미만의 반려동물이 가입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캐롯손보는 반려견 건강관리 앱 '텔레파시'도 운영 중이다. 텔레파시는 산책과 수면을 비롯한 일상생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이상 행동을 감지할 수 있는 서비스로, 최적의 활동량과 식단도 제안한다.


악사손해보험은 AXA다이렉트자동차보험에 '반려동물 사고위로금' 특약을 신설했다. 보험기간 중 보험증권에 기재된 반려동물이 피보험자동차 탑승 중 차대차 사고의 직접적인 결과로 상해를 입으면 정액 보험금 형태의 위로금(부상시 최대 50만원·사망시 최대 100만원)이 지급된다.


그러나 업계는 여전히 상품 개발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펫보험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반려동물 진료비·진료코드 표준화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강아지 등록이 의무지만, 등록률이 70%대 중후반에 그치는 것도 문제다. 자율에 맡긴 고양이의 경우 훨씬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보험료와 보험금 산출을 위한 토대가 충분히 다져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려동물 등록률을 높이면 고객층 확대 뿐 아니라 보험사기 예방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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