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4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정치테마주' 주가가 급격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치테마주들은 계엄·탄핵 사태가 벌어진 작년 말부터 급등을 시작했으며, 일정 수준에 이른 후엔 이슈에 따라 큰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러나 정치테마주가 실제 실적이나 사업 성과와 관계없이 차기 대권 후보와의 인연 등을 이유로 테마에 묶인 종목이 많아 이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정치테마주 가운데 단연 대표적인 종목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관련 테마주다. 지난 계엄·탄핵 사태 이후 실시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가 대부분 지지율 1위를 차지하는 만큼, 테마주 투자자들에게 가장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달 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예상 후보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46.3%를 얻어 1위에 위치했다. 최근 진행된 선거법 위반 항소심 재판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아 향후 대선 출마에 더욱 기세가 붙었다.
그에 따라 '이재명 테마주'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오리엔트정공은 자동차 부품사지만, 이 대표가 과거 오리엔트시계에 근무한 적이 있어 테마주로 분류됐다. 오리엔트바이오는 그 계열사다.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 대표의 고향 안동시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관련주가 됐다.
학생복 제조사 형지엘리트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무상교복 정책을 펼쳐 테마주로 구분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코나아이도 지역화폐 시스템 운영사로써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함께 지역화폐 사업을 시작한 영향을 받았다.
타 후보들의 관련주도 비슷하다. 설문조사 지지율 2위에서 이름을 보이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관련해서는 PN풍년, SG글로벌 등이 거론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관련주인 대상홀딩스, 덕성, 오파스넷, 태양금속 등은 법무부 재직 시절 인맥, 학연 등으로 시장에서 테마주로 묶였다.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주로는 진양산업·진양화학이, 안철수 의원 관련주로는 안랩, 써니전자 등이 부각됐다.
이재명 대표와 같은 야당 인사들 가운데서도 테마주는 존재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탄핵 직후 국정 공백 현장에서 비상시 권한 대행 가능성으로 주목받으며 뱅크웨어글로벌, 효성오앤비 등의 주가가 급등했다. 이들은 경영진이 우 의장과 동문이거나 연고가 있다는 이유로 테마에 편입됐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대선 출마 가능성이 옅어졌을 당시 SG글로벌 등 김동연 경기도지사 관련주도 주목받은 바 있다. 이곳은 김 지사의 고향이 있는 충북에 본사가 있다는 이유였다.
상기한 테마주들은 작년 말 계엄·탄핵 사태 당시부터 급등을 시작해 현재 수백 퍼센트대까지 뛴 상태다. 예를 들어 '이재명 관련주' 오리엔트정공은 12월 이전 1000원대 초반에 거래됐으나, 이날 종가 기준 1만원대에 거래돼 700%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각종 이슈에 부딪혀 급등세를 유지하지 못한 곳도 존재한다. 김문수·김동연 테마주 PN풍년의 경우 이달 25일 9200원에 마감했으나 이후 이재명 대표의 항소심 무죄 소식이 전해지며 급락, 이날 5320원에 마감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절반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정치테마주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것은 정치 이슈뿐만이 아니었다. 정치테마주의 경우 불분명한 호재에 기댄다는 점에서 이전부터 공매도 세력에 취약할 것으로 예견됐다. 그리고 공매도 전면 재개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8일부터 약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오리엔트정공의 경우 28일 10% 하락했으며, PN풍년은 이날 9% 가까이 내렸다. 진양산업은 연이틀 약세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 등 각종 이슈가 남아있어 정치테마주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4월 뿐 아니라 향후 치뤄질 지도 모르는 조기 대선까지 감안하면 전문가들도 테마주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정치테마주 투자는 자칫하면 큰 손실이 불가피하기에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