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우리금융은 2019년 1월 11일 지주사로 재출범해 기존 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증권, 보험 등으로 다각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이 동양생명, ABL생명을 인수할 경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넘어, 주인은 찾지 못한 채 매물만 쌓이고 있는 보험사 인수합병(M&A)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의 최대 현안인 생명보험사 인수 승인을 앞둔 지금,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노력과 향후 방향성에 대해 조명해본다.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사옥의 모습.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46%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취임일 이후 주가 급등 폭이 가장 컸다. 임 회장이 증권사 출범, 보험사 인수 등을 통해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데다 지배구조 개편, 비과세 배당 등을 단행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주력한 점이 호평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금융 주가 46% 상승, 외국인이 밀어올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임종룡 회장 취임일인 2023년 3월 24일 1만1010원에서 이달 15일 현재 1만6390원으로 49% 올랐다.
KB금융지주는 양종희 회장 취임일인 2023년 11월 21일 5만4100원에서 이달 15일 현재 7만7900원으로 44% 상승해 취임일 기준 수익률 2위를 기록했다. 임 회장과 취임일이 유사한 진옥동 회장의 경우 재임 기간 신한지주 주가가 31.7% 올랐다.

▲4대 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주가 등락률.
올해 3월에 연임에 성공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주가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는 함 회장 취임일인 2022년 3월 25일 4만9350원에서 이달 현재 5만7400원으로 16.3% 상승했다. 물론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취임일이 다르고, 금융지주 주가는 그룹의 펀더멘털뿐만 아니라 대내외 변수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우리금융지주의 주가 상승 폭은 의미 있는 수치로 평가된다.
외국인 지분율 상승 폭도 우리금융지주가 가장 컸다. 외국인 지분율은 2023년 3월 24일 40%에서 이달 현재 45.27%로 5%포인트(p) 넘게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금융 주식을 매수하며 주가 상승세를 견인한 것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우리금융 약점 극복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 회장은 지난해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합병으로 우리투자증권을 공식 출범한 데 이어 현재 금융위원회의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3조860억원 가운데 우리은행이 3조394억원으로, 은행 의존도가 98.5%에 달해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다른 계열사가 있긴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금융지주사의 실적 향방을 가르는 핵심 계열사인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어 경쟁사와 순이익 격차를 좁히는 게 쉽지 않았다.
게다가 임 회장 입장에서는 자본비율 훼손 없이 M&A를 추진해야 한다는 간단치 않은 과제가 있었다. 자칫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M&A를 단행할 경우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하락해 주주환원 확대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CET1 비율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비율로, 금융사가 보유한 손실흡수능력과 재무 안정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우리금융은 연말 기준 CET1 비율 11.5~12.5% 구간에서는 총주주환원율을 최대 35%로, 12.5~13% 구간에서는 총주주환원율을 최대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 한국포스증권과의 합병으로 자본 유출을 최소화했고, 동양생명과 ABL생명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인수했다. 이 중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기업금융(IB) 사업을 위한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받은 데 이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정식 출시하며 리테일 사업을 본격화했다. 작년 말 기준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12.13%로 전년 말(11.99%) 대비 상승했다. 올해는 CET1 비율 12.5%를 조기에 달성한다는 목표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뿐만 아니라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성실하게 이행 중이다. 작년 연간 주당 현금배당금은 1200원으로 전년(1000원) 대비 상승했다. 총주주환원율은 임 회장 취임 전인 2022년 26.2%에서 2023년 33.8%, 2024년 33.3%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나아가 비과세 배당을 통해 실질적인 주주환원율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금융 주주는 2025년 결산배당부터 배당소득세(15.4%) 원천징수 없이 배당금을 전액 수령해 궁극적으로 배당수익이 18.2%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분기배당 선진화 절차, 비과세 배당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주환원정책을 가동하고 있다"며 “특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모습은 해당 기업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