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5일 울산 중구 한국에너지공단 대강당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이원희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파리기후협정을 재탈퇴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임기 중이던 2015년 전 세계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파리기후협정을 맺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반 전 총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탄소 배출이 많은 미국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15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초청해 울산 중구 에너지공단 대강당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개최했다.
반 전 총장은 강연에서 “미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이 이산화탄소를 뿜는 나라다. 이런 나라가 모범을 보여도 부족한데 파리기후협정에 탈퇴했다"며 “미국이 두번에 걸쳐 탈퇴한 조치는 국제사회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1기인 2017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처음 탈퇴했다. 4년 후인 2021년 조 바이든 정부에서 파리기후협정에 재가입했으나 올해 초 출범한 트럼프 2기 정부가 또 다시 협정에서 탈퇴했다.
반 전 총장은 파리기후협정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 유엔사무총장 임기 중이던 2015년에 195개국이 파리기후협정을 체결하는데 기여한 것이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임기를 마친 뒤,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재단'을 설립해 운영하는 등 계속 기후대응에 적극 활동하고 있다.
반 전 총장에게 미국이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한 사실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다.
반 전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문제는 정부나 기업의 책임을 넘어, 개인과 지역 사회가 함께 해결해 나갈 중대한 과제"라 강조하며 강연 청중들에게 기후위기에 더욱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에너지공단은 반 전 사무총장의 기후변화에 대한 통찰과 경험을 지역사회 및 미래세대와 공유하고자 이번 기후명사 초청 특강을 마련했다. 특강에는 울산 지역 중·고등학생, 주민, 에너지공단 임직원 등 약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상훈 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이번 강연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기후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공단은 기후 행동 인식 제고와 실천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