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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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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도 안심 못해”...업황 둔화 직격탄, 희비 엇갈린 카드사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28 05:10

가맹 수수료율 인하
대손충당금 전입 확대 영향

삼성·우리·하나 순이익 향상
신한·KB국민·현대카드↓

경기불황 장기화, 취약차주↑
‘조달금리·연체율·정책’ 변화 주목

카드사.

▲1분기 카드사들의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증감이 엇갈렸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

KB국민카드를 필두로 카드사들의 올 1분기 '성적표'가 나오고 있다. 가맹 수수료율 인하를 비롯한 악재가 산적한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은 엇갈렸다. 향후 순위는 신용판매 뿐 아니라 비용·연체율 등 각종 지표 관리 역량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8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우량회원을 중심으로 신용판매를 늘리고 카드대출 및 할부·리스를 포함한 전 부문에서 영업수익이 높아진 덕분이다. 판매관리비 증가율도 2.4%로 억제했다.


개인 회원수(이용 가능 기준)의 경우 1151만4000명에서 1178만명, 1인당 이용금액도 104만4000원에서 113만3000원으로 확대됐다. 총 취급고(43조3004억원)가 8.4% 늘어난 원동력이다. 안정적 자산건전성 관리에 힘입어 대손비용(1740억원)을 소폭 줄인 것도 특징이다.


반면, 신한카드는 1357억원으로 26.7% 하락했다. 희망퇴직을 비롯한 이슈가 있던 전분기와 비교하면 598.9% 급증했지만, 지난해 삼성카드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올해도 2위로 출발하는 셈이다. 대손충당금 전입액(2557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3.8% 불어났고, 신용카드를 비롯한 부문의 영업수익도 축소됐다.


신한카드는 금리 하락으로 조달비용이 완화되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평균 조달금리가 3.4%로 정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향후 이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KB국민카드는 가장 큰 폭(-39.3%)으로 하락했다. 유실적회원과 카드 이용액이 성장하고, 모집·마케팅을 비롯한 주요 영업비용을 효율화했음에도 대손충당금(903억원)이 46.5% 커진 탓이다. 여전히 '동메달'이지만, 중위권과의 격차가 좁혀졌다.


현대카드(614억원)는 3.8% 감소했다. 현대카드 역시 대손비용이 1239억원으로 38.6% 많아졌으나, 이자수익 상승에 힘입어 영업수익(8966억원)을 9.3% 끌어올렸다. 프리미엄 상품을 중심으로 금융자산과 회원수도 불렸다.


카드사 순이익 추이.

▲국내 주요 카드사의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추이.

하나·우리카드는 추격에 나섰다. 하나카드 순이익은 546억원으로 1.9% 증가했다. 기업카드 선전이 이어지고, 트래블카드 '1황'으로 불리는 '트래블로그'를 토대로 해외이용액도 늘어난 영향이다. MG새마을금고 등과 손잡고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출시하고, 개인사업자와 외국인 고객 기반도 넓히고 있다.


우리카드의 순이익은 328억원으로 13.8% 향상됐다. 신용카드가 영업수익 3.0% 성장을 이끌었고, 이자비용도 2.7% 낮춘 덕분이다. 판관비와 대손비용은 각각 10.3%, 6.6% 불어났다.


업계는 자산건전성을 개선한다는 목표지만, 경기 침체로 취약차주가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03%로 전분기 대비 0.04%포인트(p) 악화됐다. 신한카드(1.61%)도 0.1%p, KB국민카드(1.61%)도 0.3%p 높아졌다.


현대카드(1.21%)와 우리카드(1.87%) 역시 각각 0.13%p, 0.43%p 나빠졌다. 하나카드의 경우 0.28%p 상승하면서 2%대에 진입했다. 최근 업계와 여당이 만난 자리에서 신용사면이 거론된 까닭이다.


박해창 신한카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5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영업자가 연체율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며 “이달부터 기존 콜센터와 함께 직접 회수 조직을 세팅해 회수에 총력을 다하는 중으로, 3분기가 지나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카드사에서 법인 회원이 줄어들고, 국내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 성장도 정체되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가맹수수료율 인하가 2월에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욱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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