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조기 대선 후보가 확정된 가운데, 기후위기 대응정책이 모든 후보의 공약에 반영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기한이 5년 정도밖에 남지 않으면서 이를 달성할 정부 조직 개편 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지금까지 공개된 대선후보 공약에는 기후위기 대응공약이 충분히 담기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李 후보 10대 공약 중 하나로 기후위기 대응, 金 후보 기후환경부 개편만 언급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 유력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기후 관련 공약을 포함한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10대 공약의 마지막을 '기후위기 적극 대응'으로 배정했다.
주요 기후공약으로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포함해 △2030년 NDC 달성 추진 △2035년 이후 감축 로드맵 수립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를 감안해 책임있는 중간목표를 담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2028년 제33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33) 유치 △탈플라스틱 국가로드맵 △ 배출권 유상할당 확대 및 기후대응기금 확충 등이 있다.
다만, 그동안 민주당에서 언급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부문과 환경부의 기후 부문을 합쳐 만드는 기후에너지부 구상 계획은 10대 공약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김 후보는 10대 공약 중에 기후위기 대응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8대 공약인 '재난에 강한 나라, 국민을 지키는 대한민국'에서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기후재난에 선제 대응을 강조했다. 즉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보다는 기후위기로 발생한 홍수, 가뭄 등에 대비하는데 힘을 주는 공약으로 보인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발표한 10대 공약 중에도 기후위기 대응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3일 KBS 대선후보자 토론 사회분야서 두번째 주제로 기후위기 대응방안이 선정됐다. 각 대선 후보들은 대선토론에 각자가 생각하는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대선후보자 토론회 주제로 기후위기 선정, 환경단체 “기후위기 대응 공약 밝혀야"
환경단체들이 모여 만든 '기후정치바람'과 '기후위기비상행동'은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기후위기를 토론주제에 포함하기로 결정하는 것을 두고 환영하는 논평을 이날 발표했다. TV토론이 성사된다면, 대선후보가 직접 기후위기를 주제로 TV토론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대선 후보자들이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공약검증 토론 시간에 적극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평은 “1997년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처음 실시된 이후 기후위기가 공식 토론 주제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각 대선후보는 공약검증 토론 시간에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밝혀야 한다"며 “기후공약 없이 토론에 임한 대선후보는 국민의 질문 앞에서 침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침묵은 곧 무책임을 드러내는 강력한 증거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변화센터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의 재설계를 강조했다.
기후변화센터는 지난 8일 '신정부에 바란다: 의욕성, 정합성, 실행력을 지닌 기후·에너지 정책 제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2035년 NDC는 2050 탄소중립, AI 시대, 재생에너지 및 무탄소 기술의 발전 등을 고려해 정합적으로 연결돼야 하며, 우리 여건에 맞는 거버넌스 체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솔루션은 대선 7대 정책 제안을 발표하며 “2035년 NDC 목표 61% 선언 및 이행"을 제안했다. 이는 2018년 대비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1% 감축하자는 의미다. 현재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하자는 계획만 세운 상태다.
환경단체는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 끝나는 동안 대선 후보의 기후정책 공약을 계속해서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보수정당 후보인 김 후보가 기후위기 대응 공약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가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이 후보도 기후에너지부 수립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조직 개편에는 비교적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김 후보가 기후위기 대응 관련 공약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대선후보 TV토론회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