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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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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신평사는 등급 올리는데…주가 반등에 선 그은 증권가, 어떤 ‘리스크’에 주목했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16 14:00

신평사 “통합 시너지·현금창출력 긍정적 전망"

'외부 리스크가 발목'…'단기 반등'에 그칠 것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을 향한 신용평가사와 증권가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며 단기 반등 이상의 기대를 경계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통합 효과에 집중한 신평사와 달리, 증권가는 실적 모멘텀과 외부 변수에 보다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용등급 상향한 신평사…“통합 효과와 수익성 회복에 주목"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대한항공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A-에서 A로 한 단계 상향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두 기관 모두 아시아나항공 인수 완료에 따른 사업기반 확대와 수익성 안정, 재무건전성 유지를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대한항공에 대한 두 기관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세 가지 공통 축에서 설명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사업 기반 확대 및 시장 지위 강화 ▲여객 수요 회복과 화물 운송 안정성으로 인한 이익창출력 유지 ▲실적 및 자본확충 기반으로 차입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이다. 즉, 신용등급 상향은 '재무구조와 장기 생존력'의 신뢰 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한기평은 수익성 일부 하락에도 대한항공의 우수한 사업역량과 양호한 수급여건을 감안하면 견조한 이익 창출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기 투자 부담이 있으나, 충분한 영업현금흐름으로 차입부담 완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신평은 노선 통합 및 네트워크 효율화와 기단 활용도 제고, 규모의 경제 실현 등으로 대한항공의 사업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봤다. 또한 아시아나 인수와 항공기 도입 등 대규모 투자금이 부담이지만, 순차입금의존도 30% 내외의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견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대한항공이 수년 간 확충해 온 재무여력과 통합 시너지 기반의 영업 현금창출력 제고 등을 반영한 분석이다.


한기평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사업규모가 확대되고 시장지위가 강화됐다"며 “장거리 중심의 여객운송 사업 호조, 통합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항공기 투자 확대와 아시아나항공 연결 편입 영향에도 불구하고, 제고된 영업현금창출력을 통해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단기 실적과 규제 리스크'에 방점

반면 증권사들은 단기 실적 모멘텀과 외부 리스크에 초점을 뒀다. 또한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후 공정거래위원회 시정조치 이행에 따른 운임 제한 등 각종 규제 리스크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KB증권은 대한항공 주가가 단기 반등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대한항공에 긍정적이나, 주가는 이를 이미 반영해 추가 상승 동력은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4년 연속 역대 최대 수준의 연간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그간 대한항공 주가가 억눌려왔다"며 “무역분쟁과 전쟁, 국내 정치 혼란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과 이로 인해 확대된 대한항공의 이익 변동성(환율, 유가, 금리의 변동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이와 같은 대외환경이 안정돼야 역대 최대수준의 이익 규모가 비로소 주목을 받고 대한항공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이와 같은 대외환경들이 안정화된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시각은 KB증권만의 견해는 아니다. 앞서 지난달에 LS·대신·미래·삼성·하나·한국투자증권 등 10곳에 달하는 주요 증권사들이 잇달아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데다, 통합 시너지에 대한 가시성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대해 기존의 항공업종 내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한다"면서도 “공정위 시정조치 이행과 운항비용 부담 상승 기조가 맞물림에 따라 동사의 올해 영업실적은 다소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6.1% 하향한 3만1000원으로 제시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평사는 재무구조와 생존력, 즉 '기업의 본질적 체력'에 무게를 둔 반면, 증권가는 단기 실적과 투자 타이밍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한 것"이라며 “신평사는 차입금 상환 능력과 재무지속성에 집중한 반면, 증권가는 투자 수익률과 주가 변동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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