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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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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Z7 출격…폴더블 리더십·실적반등 승부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10 16:37

‘역대급 얇기’에 울트라급 성능까지 Z7시리즈 ‘폼팩터 혁신’

중국 견제 글로벌 1위 수성에 사활…하반기 실적 견인 기대

외신 등 시장반응 긍정적…9월 애플 아이폰17과 격돌 관심

노태문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대반격을 선포했다.


폼팩터(기기 외형) 혁신과 인공지능(AI) 기능 강화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렸으며, 이를 통해 폴더블폰 원조기업의 입지를 재확인하고 하반기 실적 개선에도 나선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2025' 행사를 열고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 Z 폴드7(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플립7)'을 전 세계에 공식 공개했다.


이번 Z7 시리즈는 '역대급 얇기와 가벼움', 그리고 '울트라급 성능'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삼성은 하드웨어의 한계를 극복한 폼팩터 진화와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기능 개선을 통해 제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폴드7은 접었을 때 8.9㎜, 펼쳤을 때 4.2㎜ 두께로 전작인 폴드6보다 26%, 2019년 첫 출시작보다는 48% 얇아졌다. 무게는 215g으로, 일반적인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보다도 가볍다.




플립7 역시 개선폭이 크다. 내부 메인 디스플레이는 6.9형 다이내믹 아몰레드 2X로 전작보다 2인치가량 커졌지만, 두께는 14.9㎜에서 13.7㎜로 줄었다. 여기에 시리즈 최초로 4300mAh 배터리를 탑재하며 배터리 지속시간도 개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 브리핑에서 “소비자들은 폴더블폰의 큰 화면에는 만족하지만 무게와 두께에 대해선 아쉬움을 느꼈다"며 “이번 신제품은 접는 기능을 넘어서, 휴대성과 실용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AI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삼성은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16 기반의 'One UI 8'에 '갤럭시 AI'와 구글 '제미나이(Gemini)'를 최적화해 멀티모달 AI를 구현했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는 사용자와 기기 간 상호작용을 더욱 자연스럽게 만든다. 예컨대 '제미나이 라이브'를 통해 화면이나 카메라를 공유하면 실시간 상황에 대한 음성 기반 AI 답변이 즉시 제공된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개최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신제품을 체험하는 관객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개최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신제품을 체험하는 관객들.

이번 Z7 시리즈는 단순한 제품 출시에 그치지 않는다. 폴더블 시장의 경쟁 구도가 급변한 가운데, 삼성은 폼팩터 혁신과 AI 기능이라는 무기를 통해 '폴더블 리더십' 수성에 나선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9년 첫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시장을 개척했지만, 이후 화웨이·오포·샤오미·비보·아너 등 중국 제조사들이 빠르게 기술을 상용화하며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초창기 80%에서 지난해 33% 수준까지 하락했다.


중국 업체들도 언팩 직전 잇달아 신제품을 공개하며 삼성 견제에 나섰다. 샤오미는 지난달 말 세로형 폴더블폰 '믹스 플립2'를, 아너는 지난 2일 '매직 V5'를 발표했다. 폼팩터와 사양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삼성의 Z7 시리즈는 디자인·성능·AI 영역에서 반격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신제품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방어에도 결정적 역할을 맡게 된다. 반도체 부문 부진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모바일 경험(MX) 사업부의 성과는 그룹 전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MX사업부는 1분기 '갤럭시 S25' 시리즈 출시 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 6조7000억원 중 4조3000억원을 창출했다. 2분기에도 전체 영업이익(잠정치 4조600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책임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갤럭시 Z 폴드7(왼쪽)과 갤럭시 Z 플립7. 사진 = 김윤호 기자.

▲갤럭시 Z 폴드7(왼쪽)과 갤럭시 Z 플립7. 사진 = 김윤호 기자.

Z7 시리즈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긍정적인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폴드7은 전작보다 무게가 10% 줄고 두께는 26% 얇아졌다"며 “기존 폴더블폰의 단점이던 부피와 무게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프리미엄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기능 강화를 두고도 외신들은 “구글 제미나이와의 통합으로 실사용 가치를 높였다"고 호평했다.


다만, 배터리 용량과 가격은 아쉬운 요소로 지적된다. CNBC는 “폴드7의 배터리 용량은 4400mAh로, 아너 '매직 V5'(6100mAh)나 오포 '파인드 N5'(5600mAh)에 비해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더버지(The Verge)는 “1999달러라는 가격은 관세와 연구개발비 상승을 고려하면 놀랍지 않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여전히 심리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9월 공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17' 시리즈도 삼성 입장에선 신경이 쓰이는 변수다. 폴더블폰과 폼팩터는 다르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자로서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할 핵심 제품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삼성이 아이폰17의 출시 이후 파급 효과에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가격 전략까지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두고 벌어질 하반기 경쟁에 대비해, 삼성은 '갤럭시 AI' 확산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Z7 시리즈를 시작으로 '갤럭시 AI'의 사용 경험을 빠르게 확산시키며 AI 스마트폰 대중화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방침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갤럭시 언팩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 AI는 고객의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유용한 기능 중심으로 진화해왔다"며 “스마트폰을 넘어 갤럭시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작년에는 2억대의 기기에 갤럭시 AI를 탑재하겠다고 했지만, 올해는 그 두 배인 4억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며 AI 기반 사용자 경험의 대중화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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