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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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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등급 강등 충격…단기 변동성 없지만 ‘중기 리스크’ 가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20 15:01

단기 충격은 제한적…강등보다 금리·수급이 핵심

FOMC까지 보수적 대응 권고, 'QT 완화' 변수 주시

메리츠

▲2011년·2023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전후 S&P500 최대낙폭과 주가 변곡점 트리거. 과거 두 차례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S&P500은 각각 –19%, –10% 가까이 조정을 겪었으며, 정책 대응(QRA 발표, 완화적 FOMC 등)이 주가 반등의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출처=메리츠증권]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의해 16일(현지시간)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시장은 단기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조정 장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리 상단 부담과 환율 상승 등의 리스크가 누적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증권가는 신용등급 강등 자체보다 그에 수반되는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과 자산시장의 구조적 문제들이 국내외 증시에 더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을 비롯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무디스의 미국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시장에 단기적인 충격을 야기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가 같은 조정을 단행한 만큼, 일정 부분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투자심리 위축과 자산가격의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번 신용등급 하향이 단순한 등급 조정에 그치지 않고, 미국의 재정 건전성 훼손과 금리 부담 심화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반영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번 강등이 단기 악재로 작용하기보다 향후 금리 방향성과 수급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6월 X-Date(연초 부채한도 도달 이후 재무부 긴급재정 고갈)와 7~8월 부채한도 협상 등 이벤트 리스크가 존재하고, 4월 증시 저점 대비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은 금리 상단 부담에 주목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QT)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미국채 수요 감소는 국채 금리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수급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현재로서 수요를 확대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하반기 QT 정책 종료 기대가 유효하다는 점과 미국 은행 규제 완화 등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5%를 상회하는 구간에서는 분할 매수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도 신용등급 강등 자체보다 금리 급등과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1년과 2023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당시 S&P500 지수가 각각 10~20% 조정받았던 과거 사례를 제시했다.


앞서 2011년과 2023년 S&P와 피치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당시 등급 하락 자체보다 채권 수급 불안과 금리 급등, 정책 불확실성 확대가 더 큰 충격을 유발한 것으로 평가돼왔다. 특히 2011년에는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 교착과 연준의 자산매입 종료가 겹치며 S&P500이 19% 하락했다. 2023년에도 금리 급등과 은행권 유동성 우려로 주요 지수가 10% 가까이 조정을 받았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 번의 사례에서 시장이 반등했던 계기는 배경에 있던 문제의 봉합이었다"며 “실적시즌이 마무리되고 시장 관심이 산업에서 다시 매크로로 이동하며 조정이 현실화된다면, 1차적으로는 6월 FOMC까지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2011년에는 독일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대출한도 확대안을 승인하고, 그리스 구제금융 논의가 진전을 보이면서 시장 분위기가 전환점을 맞았다. 2023년에는 4분기 국채발행계획(QRA) 발표를 통해 미국채 수급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고, 연준의 11월 FOMC에서 비교적 완화적인 기조가 확인되며 시장 안정세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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