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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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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3총사, ‘LFP’ 앞세워 中아성에 반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23 16:31

전기차 양극재 ‘리튬인산철’ 배터리 사용량 57%↑
美 등 글로벌 양극재·전기차 시장, 中기업 독무대
LG엔솔·삼성SDI·SK온, 中제재 역이용 북미공략
가격 경쟁력·현지투자 확대 과제 해결 ‘성퍠 관건’

인터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ESS용 LFP배터리 팩. 사진=이찬우 기자

▲인터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ESS용 LFP배터리 팩. 사진=이찬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을 위시해 삼성SDI·SK온 등 이른바 'K-배터리 3총사'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기업들이 LFP 배터리 시장을 압도해 왔지만, 최근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반격의 포문을 연 것이다.


다만,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안고 있는 K-배터리가 가격 경쟁력과 중국 의존의 글로벌 공급망 등 여러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어 이들 3총사의 LFP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5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용 LFP 양극재 적재량은 약 49만톤으로, 전체 양극재 사용량의 약 57%를 차지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3.9% 늘어난 수치다.


그동안 글로벌 LFP시장은 사실상 중국의 독무대였다. 양극재의 경우, 후난유넝(湖南裕能, Hunan Yuneng), 선전 다이나노닉(深圳德方納米, Dynanonic), 허베이완룬(湖北万润, Wanrun) 등 중국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배터리시장도 LFP를 앞세운 CATL, BYD 등이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에 NCM(니켈·코발트·망간) 소재에만 집중했던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해 합산 점유율 14%대에 그쳤다.


K-배터리, 中 제재 강화된 美 LFP 시장 공략

중국기업의 독주에 위기감을 느낀 K-배터리 3사는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다. 게다가 최근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산 배터리에 직접 제재가 담긴 법안을 발표하면서 우리 기업에 한줄기 희망이 생겼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사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 일부를 2027년까지 LFP 양산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미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북미 시장을 겨냥한 선제적 대응이다.


삼성SDI는 GM과 함께 미국 인디애나에 설립하는 합작공장에서 중장기적으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국내 울산 본사에도 LFP 생산 설비를 구축하며, 2026~2027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SK온은 배터리 소재기업 엘앤에프와 LFP 양극재 공급 협약을 체결하고, 조지아·켄터키 등 미국 내 주요 공장의 일부 라인 전환을 고민 중이다. ESS용뿐만 아니라 전기차용 LFP 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원소재 확보와 생산 체제 전환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과 국내에 걸쳐 LFP 생산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중국 중심의 시장 구조를 흔들기 위한 움직임에 돌입했다.


현지 투자 확대 위한 '과제'는 여전

그러나, 이같은 3사의 미국 현지 공장 확대와 소재 협약 강화 등 반격 채비에도 불구하고 K-배터리는 여전히 풀지 못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미국 진출이 해결책인 듯 보이지만 소재 자립·단가 혁신 없이는 현지 공장 투자 효과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하다. 국내 기업의 LFP 배터리는 생산 단가 기준으로 중국산보다 17~30%가량 비싼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원소재 생산부터 배터리 완성에 이르는 일괄 생산체계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은 아직까지도 고정비 부담, 인건비, 기술 생산성 등에서 밀리는 구조다.


미국 내 공장에서 LFP를 생산하는 경우 이러한 비용 요소는 더 커질 수 있어, IRA 혜택을 감안해도 가격경쟁력만으로 중국산 제품과 맞불을 놓기란 쉽지 않다.


공급망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2026년부터 중국산 배터리와 소재 사용을 점차 금지하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 공장에서 배터리를 만들어도 소재가 중국산일 경우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현재 한국 기업들도 LFP 양극재를 포함한 핵심 소재를 상당 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국산화율은 극히 낮은 수준이다.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국내 소재 업체가 2026년 이후 LFP 양극재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그 이전까지는 중국 의존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는 “ESS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했고 전기차 시장에서도 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진다"며 “배터리 시장이 LFP로 급격히 돌아선 상황에서 K-배터리도 LFP 배터리 개발 및 라인 구축이 시급한 상황"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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