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손보사들의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KB손해보험을 필두로 손해보험사들의 실적발표가 시작됐다. 2분기 실적은 대체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주요 상품군이 악재에 직면하면서 본업 수익성이 축소된 탓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B손보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446억원으로 12.6% 줄었다. 투자손익(966억원)이 33.1% 늘어났지만, 보험손익(2379억원)이 26.0%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명 '일장자(일반보험·장기보험·자동차보험)' 수익성이 동시에 감소했다.
특히 차보험은 보험료 인하와 정비수가 인상 등이 겹치면서 손해율이 61.3%에서 81.8%로 악화됐다. 차보험 손해율은 통상 80%대 초반을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실제로 KB손보의 올 2분기 차보험손익은 48억원으로 집계됐다. KB손보가 분기당 7500억원 규모의 보험료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수익을 내지 못한 셈이다.
다른 보험사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별도기준 예상 순이익은 5777억원으로, 2.6% 낮다. 상반기 차보험 손해율(83.3%)이 4.0%포인트(p) 높아진 영향이다.
박해진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와 크레인 전복 사고가 삼성화재 일반보험 포트폴리오에 2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힌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투자손익에 힘입어 컨센서스는 소폭 상회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물 매각익 4000억원 중 1500억원이 일시적으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DB손해보험도 5410억원에서 445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DB손보는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와 관련해 가장 큰 타격(약 460억원)을 받았다. 47%의 지분을 보유한 주간사였기 때문이다. 차보험 손해율도 82.4%로 3.2%p 악화됐다.
현대해상의 경우 3557억원에서 2686억원으로 24.5% 하락할 것이라는 것이 당초 예상이었으나, 실제 성적표는 더욱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돌고 있다.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관련 손실이 200억원에 달했고, 예실차가 적자전환한다는 이유다.
박 연구위원은 2분기에도 손보사들이 간편보험을 중심으로 건강보험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공격적 영업으로 보험료 인상이라는 어려움을 돌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손보사들과 법인보험대리점(GA)의 설계사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이들을 통한 건강보험 판매가 탄력을 받고 있다.
DB손보가 지수상승에 따른 주식형 수익증권 평가이익 반영에 힘입어 실적을 끌어올리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투자손익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했다. 삼성화재를 포함한 커버리지 4사의 투자손익 총합이 회계제도 변경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GA 경쟁 심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3분기의 경우 집중호우 관련 보험금 청구 등이 예정된 상황"이라며 “실손보험 개혁도 아직 진행 중인 만큼 건강보험과 투자손익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