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하기 위해 워싱턴DC로 향하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도착, 출국 전 인터뷰하고 있다.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의 회담은 그간 이어져 온 양국 간 통상논의를 막바지 조율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25% 상호관세 부과(8월 1일)를 앞두고 한국 정부가 한미간 무역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미국 측의 일정에 맞게 미국에서 유럽을 오갈 정도로 협상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그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 협상가들이 자신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 타고 스코틀랜드로 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얼마나 진정으로 협상 타결을 원하는지 생각해봐라"고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한국 협상가들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25일 러트닉 장관을 만나 2차례 협상을 했다. 24일에는 워싱턴DC에서 만났고, 25일에는 그의 뉴욕 자택까지 찾아가 협상을 이어갔다. 이후 이들은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떠난다는 것을 파악한 뒤 급박하게 스코틀랜드로 향했다.
러트닉 장관이 인터뷰에서 “방금 스코틀랜드에서 돌아왔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추가 협상을 위해 워싱턴DC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관세 협상의 '키맨' 역할을 하는 러트닉 장관의 동선에 맞춰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스코틀랜드에서 협상 내용 등에 대해선 확인이 되지 않고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을 앞두고 무역협정이 추가로 타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트닉 장관은 “그는 '빅 딜'들을 성사해왔다. 그는 모든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며 “그가 말했듯이 관세율을 결정하고 국가들이 시장을 얼마나 개방할지를 결정하는데 이것이 우리가 이번주에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8월 1일 이전에 한미 무역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총력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이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일본과 유럽연합(EU)처럼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를 얻어내는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하루 전인 오는 31일 각각 베선트 재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카운터파트를 만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미국 출국길에 오르면서 무역협상에 힘을 보탠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50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 취재진에게 “안녕하세요"라고만 말한 뒤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구 부총리도 이날 워싱턴DC로의 출국을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조선업과 한미 간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도 잘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