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 3사 2024년~2025년 2분기 영업익 추이. 그래픽=김베티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분기 합산 영업익이 처음으로 1조6000억원을 돌파했다. 사업자별 성적표는 극명하게 엇갈린 가운데 신사업이 하반기 핵심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합산 영업익은 1조657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2855억원)보다 29%가량 상승한 수치다.
사업자별로 △KT 1조148억원 △SK텔레콤 3383억원 △LG유플러스 3045억원을 기록했다. KT와 LGU+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5.4%·19.9% 증가했지만, SKT는 37.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 또한 △KT 7조4274억원 △LGU+ 3조8444억원으로 각각 13.5%·10% 늘었으나, SKT는 4조3388억원 1.89%가량 줄었다.
이들의 실적을 엇가른 건 지난 4월 발생한 SKT 유심정보 해킹 사고다. 5월부터 SKT의 가입자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본업인 통신사업 매출이 직전 분기보다 387억원 감소했다. 가입자 유심 무상교체·신규영업 중단 기간 대리점 손실 보전 등 일회성 비용 약 2500억원이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KT와 LGU+는 SKT 이탈 가입자를 흡수하면서 반사이익을 거뒀다. 이들의 무선 사업 매출은 각각 1조7048억원·1조65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3.8% 상승했다. 신규 가입자 대상 결합상품 판매가 늘며 유선 사업 매출도 동반성장했다.
인공지능(AI) 사업도 3사 실적을 뒷받침했다. SKT의 실적 하락폭은 상쇄했고, KT·LGU+의 실적은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공통적으로 AI 데이터센터(DC) 가동률 상승과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판매 확대가 주효했다.
SKT의 AI 사업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가량 성장했다. KT 역시 AI·정보기술(IT) 사업 매출이 13.8% 늘어난 3176억원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의 인터넷 DC 매출은 963억원으로 5% 늘었다.
업계에선 하반기에도 이같은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선시장 가입자 쟁탈전이 격화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짐에 따라 신사업 성과가 3사의 수익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SKT와 LGU+의 경우,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참여가 호재로 꼽힌다. 정부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자체 모델 개발비를 지원받는 가운데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3사 모두 하반기 중 실질적 수익화를 도모하는 AI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며 “공통적으로 중장기 도약 기반이 될 수익모델(BM)들의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T는 3분기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2.0' 기반 AI 풀라인업 구축과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개발 상품 출시로 승부수를 둔다. 정부가 향후 산업별 특화 모델 개발 등 다른 사업으로의 연계 지원을 예고함에 따라 새로운 사업에 선정될 경우엔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T에 대해 “하반기 주목 포인트는 AI 사업"이라며 “MS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해 확보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민간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