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지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이던 금융지주 주가가 최근 한 달간 약 8% 하락했다. 이자놀이 비판과 교육세 인상, 배드뱅크와 펀드 출자 부담, 각종 과징금 등 비용 요인이 불거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다만 아직 관련 비용이 확정되지 않아 은행권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지주사들의 공격적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이어가고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평가도 지속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개 은행주로 구성된 KRX은행 지수는 이날 1167.41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0.4% 소폭 올랐으나, 지난달 25일 기록한 1264.88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7.7% 감소했다.
주요 종목별 주가를 보면 하나금융지주가 같은 기간 9만25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11.4% 떨어지며 낙폭이 가장 컸다. 이어 KB금융지주가 11만8800원에서 10만8500원으로 8.7%, 신한금융지주는 7만1200원에서 6만5700원으로 7.7%, 우리금융지주는 2만5550원에서 2만4950원으로 2.3% 각각 떨어졌다.
은행주는 이재명 정부의 코스피5000 공약에 가장 큰 수혜를 받던 종목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에 미치지 못하는 저평가 종목으로,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 따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펴고 있어 지난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큰 폭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은행권의 이자놀이를 비판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여기에 내달 출범 예정인 배드뱅크 관련 출연금, 교육세율 인상(0.5%→1%), 10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출자 참여,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관련 과징금 부과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예고돼 주주환원 여력이 약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며 주가 상승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지주사들에 주어질 청구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당장 밸류업 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예상보다 청구 비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직 청구 비용이 세부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당장 은행의 밸류업 정책이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앞서 은행들이 홍콩H지수 ELS 사태 보상에 일시적인 실적 충격을 받긴 했으나 빠르게 회복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일회성 비용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금융지주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주가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내 총주주환원율이 50%를 넘는 금융지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기대치를 상회한 하반기 자사주 매입량을 발표했고, 그 결과 올해 중 금융주 최초로 주주환원율 50%를 상회하는 은행이 나타날 것"이라며 “여러 리스크에 대한 부담은 있으나, 예상보다 가팔라진 은행들의 주주환원율 제고 속도에 기반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정상화 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