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 전경.
IBK기업은행이 올해 상반기 기업들을 대상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327억원의 이자를 감면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장들에게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활성화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기업은행이 국내 기업들의 이자비용 절감에 앞장선 것이다.
기업은행, 상반기 기업대출 이자 327억원 감면
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국내은행 19곳 가운데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 부문 금리인하요구권 수용건수, 이자감면액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대출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재산 증가, 신용평점 상승 등으로 신용상태가 개선된 경우 금융사에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상반기 기업들로부터 신용대출(2542건), 담보대출(7191건)을 합해 총 9733건의 금리인하요구권을 접수받았다. 이 중 9492건을 수용해 총 이자 327억2600만원을 감면했다. 대출 유형별로 보면 기업대출 이자감면액 가운데 담보대출이 250억2200만원으로 가장 크고, 신용대출은 77억400만원이었다.

▲주요 은행 상반기 기업대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 수용건수.
기업은행의 기업대출 금리인하요구권 이자감면액은 2위인 한국산업은행(37억5000만원), 우리은행(20억4000만원), 신한은행(15억8300만원) 대비 압도적이다. 기업대출 금리인하요구건 수용건수 역시 기업은행이 9492건으로 신한은행(6603건), 카카오뱅크(2875건), 토스뱅크(2260건), 케이뱅크(807건) 등 타사 대비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다만 기업대출 부문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는 카카오뱅크가 1위였다. 기업들은 상반기 카카오뱅크에 2만8080건의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했다. 이어 신한은행(2만1621건), 토스뱅크(1만116건), 기업은행(9733건), 케이뱅크(8915건) 순이었다. 기업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는 타사 대비 적지만, 기업들에게 더 많은 금액의 이자를 절감해준 것이다. 기업은행 측은 “지속적인 제도 안내, 직원교육 등을 통해 더 많은 차주들이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용하고, 실질적인 금리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자금 수요 적극 대응
기업은행은 6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 258조5000억원으로 작년 말(247조2000억원) 대비 4.6%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시장점유율은 작년 말 23.65%에서 6월 말 24.43%로 상승했다.
기업은행과 달리 상반기 은행권의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작년 상반기 +24.4%에서 올해 상반기 +13.3%로 증가 폭이 둔화됐다. 이 기간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 폭도 +3.7%에서 +0.8%로 축소됐다. 기업은행이 기업들의 자금 수요에 맞춰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도,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기업들의 이자 비용 절감에도 주력한 결과다.
기업은행은 현재 창업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 완화, 경영 정상화 등에도 매진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특별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은행은 이달 300개 소상공인을 최종 선정해 1070억원 규모의 채무를 조정한다. 해당 기업에는 연 2~4%로 대출금리 조정, 대출 만기연장 및 대출금 상환유예, 경영 정상화 계획 수립을 지원한다.
기업은행의 이러한 행보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주문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찬진 원장은 지난주 취임 후 처음으로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을 비롯한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권 채무조정, 맞춤형 신용지원 등을 거론하며 “은행권이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할 때는 숨 쉴 공간을 마련해 준다면, 이는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경제 전반의 회복력을 키우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