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서로 100% 넘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 전쟁'을 벌이다가 이후 고위급 협상을 이어오며 소강 상태를 맞았던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될 우려가 커졌다. 이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마저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전 세계에 매우 적대적인 서한을 보내 2025년 11월 1일부터 자신들이 생산하는 사실상 모든 제품과 자신들이 많들지 않은 일부 제품에 대해서 대규모 수출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통보했음을 알게 됐다"며 “이는 예외 없이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치며 그들이 몇 년 전부터 계획한 사안임이 분명하다"고 적었다.
이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국제 무역에서 이런 일은 들어본 적이 없으며 다른 국가와의 거래에 있어 도덕적 수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중국이 이런 전례 없는 조치를 한 사실을 근거로, 비슷하게 위협받은 다른 나라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만을 대표하여, 2025년 11월 1일부터(중국이 추가 조치나 변화를 취할 경우 더 빠르게) 미국은 중국에 대해 현재 그들이 내고 있는 관세에 추가로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11월 1일, 우리는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도 시행할 것"이라며 “중국이 이런 조치를 했다는 것을 믿기 어렵지만, 그들은 그렇게 했고, 나머지는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중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협상을 통해 서로에 대한 관세를 115%포인트씩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에 미국의 대중 관세율은 30%,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0%로 내려갔다.
이런 상황에서 '100%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대중 관세율이 다시 130%로 인상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올린 게시글에서도 “중국이 각국에 서한을 보내 희토류 생산과 관련된 모든 요소에 대해 수출 통제를 하겠다고 통보하는 등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지난 6개월 동안 중국과의 관계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더욱 놀랍다"며 “그들이 항상 거짓말했다는 것을 느꼈는데 내가 옳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서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
중국의 후속 입장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물론 두 정상의 APEC 계기 만님이 불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일이 일날지 지켜보기 위해 (관세 부과일을) 11월 1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미중 간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잦았다.
중국은 최근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9일 희토류 합금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발표했고, 14일부터 미국 관련 선박에 대해 순t(Net ton)당 400위안(약 8만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한다고 전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또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자동차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오토톡스'(Autotalks) 인수를 놓고 반독점법 조사에 나섰다.
반대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싱가포르, 미국 등에 각각 본사를 둔 다국적 네트워크 장비업체 'TP-링크'의 미국 영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최근 보도했다. 또 미국 교통부가 미국에 오가는 중국 항공사의 러시아 상공 비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만약 양측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아 APEC 계기 미중 정상회담이 불발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내세우는 '가교 국가'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이번 공방은 양국 관계의 취약성을 드러낸다"이라며 “정상회담 전까지 냉정한 판단이 우세해져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한편, 미중 관계가 악화될 우려에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0% 내린 4만5479.6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저장보다 -2.71% 내린 6552.5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56% 떨어진 2만2204.43에 각각 마감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 직후였던 4월 10일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 1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7.58% 급락한 11만2592달러를 기록 중이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12.37% 추락한 3835달러를 보이고 있고 바이낸스(-11.05%), 리플(-14.98%), 솔라나(-14.88%), 트론(-4.77%), 도지코인(-21.35%) 등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들의 시세가 급락 중이다.
블룸버그는 코인글래스 자료를 인용해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트레이더들의 70억달러(약 10조원) 이상의 포지션이 청산됐다며 시총 규모가 작고 유동성이 적은 코인들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