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경현

pearl@ekn.kr

박경현기자 기사모음




우리금융 신호탄에…은행권, ‘생산적·포용 금융’ 전환 가속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15 06:02

우리銀, 지역 대출 시행…비수도권 첨단산업 육성
하나은행, 민관 협업 ‘제1호 모펀드’ 공식 결성

금융소비자 보호 움직임도…KB, 그룹 회의 개최
토스·카카오페이 등 핀테크도 흐름 가세

4대 지주

▲신한·KB국민·하나·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그룹이 지난달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 전환을 위해 대규모 투자와 지원에 나서는 방안을 발표한 이후 금융권 내 기업 투자와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 확산에 대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가 강조하는 첨단산업 육성과 금융권의 신뢰회복에 중점을 두고 지역이나 기관과 연계해 사업 규모를 키우는 모양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9일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을 열고 생산적 금융에 73조원, 포용금융에 7조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향후 5년 동안 두 영역에 80조원 가량을 투입하고 국민성장펀드에도 참여하는 등 경제회복을 위한 민관협력에 나선다는 게 골자다.


우리금융은 해당 프로젝트의 이행을 위해 이달 들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먼저 지난 11일 우리은행이 '우리 지역선도기업 대출'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비수도권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16조원 규모로 공급된다. 지역의 성장유망산업 기업 대상 맞춤형 금융을 확대하려는 취지다.


지난달 29일에는 국내 AI 산업 금융지원을 위해 한국인공지능협회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3대 강국 도약' 비전에 부응해 △우수 AI 기업 금융지원 △AI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금융분야 AI 협업 강화를 중심으로 협력한다. 우리금융은 전 계열사가 참여해 혁신성장산업에 대출과 투자 등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실적은 40조원에 가량이다.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에 타 시중은행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은행권 곳곳에선 지역 내 유망기업 지원이나 보증기관과의 협약을 통한 생산적 금융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9일 대전광역시와 함께 '대전 D-도약펀드'에 1000억원을 출자했다.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민관 협업 '제1호 모펀드'가 공식 결성된 것이란 설명이다. 국내 최초 공공부문 외 민간부문의 역량 결집을 통해 모인 자본이 총 2048억원 규모다. 지역 스타트업 혁신성장 지원과 벤처투자 생태계 활성화가 목표로, 향후 총 5000억원 규모의 모험자본을 지역 벤처 생태계에 공급해 400개 이상의 혁신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돕는다.


하나은행은 신용보증기금과 '비대면·디지털 금융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보증 진행여부를 빠르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신속 사전검토 시스템'을 구축해 자금 운용계획 수립을 도와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비대면으로 대출 서류 신청과 서류 제출, 전자 약정, 실행 등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환경도 구축한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주관 아래 전 계열사의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가 참여하는 '그룹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종합 대책 회의'를 실시했다. 취약계층을 포용하고 금융 수요자를 보호하자는 정부의 소비자 중심 금융으로의 대전환 기조에 적극 따르겠다는 의지다.


지난 13일에는 신용회복위원회와 'KB희망금융센터 설치 및 운영'과 관련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취약계층의 경제적 재기와 채무조정 지원 서비스 제공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한편, 그간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 연관이 크지 않았던 금융권 내 타 업권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토스는 정부의 신용회복 지원 제도에 따라 본인이 대상자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신용회복 대상자 조회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말 까지 연체 금액을 상환하면 최대 5년간 보관되는 연체 기록이 삭제되는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이용 대상이다.


카카오페이에선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지난 추석 명절 전후로 영세 가맹점에 결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지원하기도 했다. 2023년부터 운영한 상생 캠페인 '오래오래 함께가게'를 통해서도 판로 개척과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각종 프로그램을 지원해주고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