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고리 원전의 모습. 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4명은 원자력발전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소'는 11%에 그쳐, 7년 전과 비교할 때 원전에 대한 여론이 뒤바뀐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정책 방향에 관해 물은 결과, '확대'가 40%, '현재 수준 유지'가 37%, '축소'가 11%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12%는 의견을 유보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022년 6월 조사와 비교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진보 성향에서도 '축소' 대신 '유지' 의견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 원전 확대와 축소 의견이 각각 22%로 동일했다.
과거 흐름과 비교하면 변화가 뚜렷하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기조를 밝힌 직후인 지난 2018년 6월에는 '확대' 14%, '축소' 32%로 축소론이 우세했다. 이후 2019~2021년까지는 양론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2022년부터 확대론이 우세로 돌아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 등으로 인식이 달라진 것으로 진단된다.
국내 원전의 안전성 인식도 달라졌다. '매우 안전' 28%, '약간 안전' 36%로 전체 64%가 '안전하다'고 답했다. 반면 '약간 위험' 18%, '매우 위험' 4% 등 22%는 위험하다고 봤으며,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5년 뒤인 1991년 조사에서는 '안전하다'는 응답이 23%에 불과했으며, 후쿠시마 사고 6년 후인 2017년에도 30%대에 머물렀다.
성별·연령별로는 남성(75%)이 여성(53%)보다 안전 인식이 높았고, 20·30대는 70%대, 70대 이상은 53%로 세대 차도 뚜렷했다. 원전 정책 입장에 따라서는 확대론자(82%), 유지론자(66%)가 대체로 '안전하다'고 본 반면, 축소론자(57%)는 '위험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3.8%, 응답률은 12.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