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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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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규모↓ 리스크↑…경기 부진·규제 강화 여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21 10:35

잔액 42조원 하회…우하향 그래프 지속
연체 1.2조원·연체율 전년비 8.2% 증가

카드론

▲서울 시내에 부착된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가장 큰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이 양과 질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카드사 9곳(삼성·신한·KB국민·현대·우리·하나·BC·NH농협)의 카드론 잔액 합계는 41조8375억원으로, 전월 대비 6100억원 가량 줄었다.


지난 2월 42조9000억원을 넘었던 카드론 잔액은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5월 42조6500억원 수준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6월부터 다시금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잔액이 41조원대로 돌아온 원인으로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가 꼽힌다. 정부는 앞서 대출 규제에 카드론 상품을 포함하고, 7월 3단계 총부채원래금상환비율(DSR) 금리를 카드론·현금서비스에 적용했다.


카드사들이 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 상·매각을 단행한 것도 잔액 축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약 1조7000억원이었던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올해 2조3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회수 보다 매각으로 얻는 이익이 큰 연체채권이 많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일부 수익을 잃더라도 아예 받지 못하는 위험을 없앨 뿐 아니라 대손충당금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가맹수수료율 인하로 관련 수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카드론의 수익 창출 축소가 겹치면서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5월 대비 잔액이 8196억원 이상 줄었고, 올해 카드론 평균금리가 14%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00억원 이상의 이자수익 감소가 재무제표에 반영될 수 있다.



일부 카드사, 3년8개월 만에 카드 대출 연체액 300% 이상 급증

연체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취약차주들의 카드론 수요가 커진 여파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8월말 기준 카드사 8곳의 카드론 연체액은 1조24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2% 많아졌다. 이는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을 포함한 전체 카드대출 연체액의 83.6%다.


카드대출건수(1082만건)가 0.2% 줄어들고 대출금액(44조7850억원)이 0.3% 늘어난 것과 차이가 큰 점도 특징이다. 채권의 부실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카드대출 연체액이 367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카드(2350억원) △삼성카드(2100억원) △우리카드(1770억원) △롯데카드(173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적으로 카드론·현금서비스 잔액 순위와 연체액 순위가 비슷하게 형성됐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대출금액 보다 연체액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른 것도 지적된다. 우리카드의 경우 올 8월말 대출금액(4조7380억원)이 2021년말 대비 30.8% 늘어난 반면, 연체액은 350% 가까이 불어났다.


하나카드도 대출금액(3조2960억원)이 16.3% 확대되는 동안 연체액은 330% 가량 급증했다. 신한카드(+100.5%), KB국민카드(+104.3%), 롯데카드(+98.9%) 등 다른 기업도 이같은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삼성카드(+69.3%)와 현대카드(+42.2%)는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강 의원은 금융당국이 카드 대출 연체율 추이 관련 모니터링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드사를 대상으로 부실채권의 상·매각을 통한 연중 변동폭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민 자금공급자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당국의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취약 차주 계층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도 카드론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것이기에 향후 경기회복 지연시 카드사 건전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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