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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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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3분기 흑자전환…“석유사업 덕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31 16:14

영업익 5735억 전년동기比 2.4%↑, 매출 16%↑
정제마진·유가 상승에 석유 영업익 3042억 견인차
윤활유 계절적 성수기 도래 영업이익률 17%대 회복
화학·배터리 영업손실…구조조정 추진에 부담 요인

SK이노베이션 울산CLX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의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3분기 영업실적 개선을 이뤘다. 화학·배터리 사업의 실적 부진에도 정제 마진 개선과 유가 상승 수혜를 입은 석유사업의 호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윤활유 사업의 실적 회복에 힘입은 결과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이후 우호적인 정제 마진의 견조성 유지, 석화 기초소재 시장의 불안정성 극복과 함께 북미지역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사업 강화로 글로벌 전동화 흐름에 따른 미래 성장 기반을 다져 나간다는 구상이다.


3분기 영업익 5735억원으로 흑자 전환…석유사업 개선 덕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57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16.3% 증가한 20조 5332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943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석유 사업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특히 두드러졌다. 매출은 12조 4421억원으로 2.5% 늘었고, 영업이익은 3042억원을 기록했다.


주영규 SK에너지 경영기획실장은 이날 실적 설명회(콘퍼런스 콜)에서 “산유국들의 OSP(산유국 석유 판매가에서 기준 석유가격을 뺀 값) 인하와 석유제품 시황 개선으로 정제마진이 상승한 데 더해 유가 상승으로 재고 가치가 상승했다"며 “정제마진 개선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설비 공격으로 러시아산 제품 공급이 감소하며 주요 석유제품 공급 차질 우려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화학사업은 나프타 가격 상승과 미국 관세정책으로 벤젠과 올레핀의 시황이 악화되면서 매출 2조4152억원과 영업적자 368억원을 냈다. 윤활유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805억원, 1706억원으로 7.9%, 2.2% 줄었다. 석유개발사업은 페루 광구의 가스 수출가 하락과 가스 판매 비중 증가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 31.9% 감소3200억원, 893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매출이 1조 8079억원과 영업손실 124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SK온과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 합병(2024년 11월), SK엔텀 합병(올해 2월)을 반영한 SK온 통합법인 기준 영업이익은 179억원이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는 1731억원이다.


소재사업은 원가 절감 노력으로 영업손실을 501억원 규모로 32.3% 축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인 235억원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 E&S사업은 영업이익이 255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4% 줄었다. 매출은 각각 2조 5278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절기 카고 도입 경쟁력 제고에 기반한 발전소의 높은 가동률 유지 성과가 반영됐다.



배터리로 미래 성장…“북미 ESS 생산설비 곧 확정"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시황 전망에 대해 석유사업은 주요 산유국의 증산 결정에도 지정학적 불확실성 우려에 정제마진이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학사업은 파라자일렌의 역내 공급 감소에도 벤젠 시장의 불확실성에 시황이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정부와 석화사들이 추진 중인 산업 구조조정에 대해 김용수 SK지오센트릭 경영기획실장은 “과잉생산 설비 축소와 고부가가치 중심 사업구조 전환, 지역경제 고용 영향 최소화라는 정부 방침에 맞춰 구조조정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 옵션을 아직 작성하지 않았다"며 “다만, PX와 벤젠 같은 아로마틱 계열은 구조재편 대상에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배터리사업은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는 데다 신규 공장 건립에 따른 초기투자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수요가 늘어나는 ESS사업 확장과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현욱 SK온 재무지원실장은 “미국 내에서 ESS 수요 전망치가 상향 중"이라며 “미국 플랫아이언사로부터 ESS 프로젝트 수주를 완료한 것 외에도 다른 고객사들과 최대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 능력(캐파) 확대는 신규 공장을 건설하기보다 기존 생산 라인을 순차적으로 전환해 대규모 캐파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라며 “ESS 제품의 화학적 구성(케미스트리)이 리튬인산철(LFP)로 바뀌지만 폼 팩터를 파우치 형태로 유지해 신규 투자 규모가 유의미하게 크진 않을 것"이리고 부연했다.


아울러 오는 11월 1일 출범하는 SK온-SK엔무브 합병 법인을 통해 배터리 사업과 액침냉각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김미경 SK엔무브 전략기획실장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신사업인 배터리 액침냉각 사업 전망과 관련해 “팩 단위 검증과 신차 테스트, 양산 준비 등의 과정을 고려하면 상업화는 2030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시점은 2030~2031년 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순차입금이 28조8000억원 수준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약 4조 줄었다. 지난 7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2030년 순차입금을 20조원 아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아울러 SK온이 올해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캐펙스)를 마무리하면 내년 캐펙스가 올해 대비 50% 내외 수준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석유, LNG 등 주력사업 회복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향후 배터리 사업에서 ESS사업 확장과 내달 공식 출범하는 SK온과 SK엔무브 합병법인에서 창출되는 사업 시너지를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 계열의 미래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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