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사진=EPA/연합)
올해 미국 경제가 예상외의 견조함을 보이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가 고소득층 중심으로 이뤄지는 '불균형 현상'이 고착화되면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소득층 가계에 문제가 생기면 경제의 마지막 지탱축이 흔들릴 수 있다"며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경기침체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상위 20% 고소득층이 전체 소비의 약 3분의 2를 차지해 사상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반면 하위 80% 계층의 소비 비중은 코로나19 이전 42%에서 현재 37%로 줄었다.
이 같은 불균형의 배경엔 미국 소비자들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유층은 증시 호황,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자산을 늘리며 인플레이션의 충격을 상쇄하고 있다.
반면 중하위 계층은 인플레이션 우려, 잇단 기업 구조조정, 임금 상승세 둔화 등의 여파로 지출을 줄이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과거 2022년 수준만큼 가파르진 않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7% 높다.
여기에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 사태로 인한 정부 지원책 중단 등이 겹치면서 중하위 계층의 부담이 한층 가중됐다.
시장조사기관 서카나에 따르면 저소득층과 중산층 소비자들은 의류·장난감 등 비필수 품목 지출을 줄여왔으며, 올해 관세 부과 조치 이후 이러한 추세는 더욱 뚜렷해졌다. 신용정보회사 트랜스유니언은 올 3분기 서브프라임(비우량) 대출 비중이 14.4%로,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러한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이날 지역사회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현재 미국은 두 가지 속도의 경제를 겪고 있다"며 “부유층은 여전히 여유가 있는 반면 저소득층 상당수는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해고됐을 때 일자리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노동 시장이 견고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루이스트 애드바이저리 서비스의 마이클 스코델레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저소득층은 항상 가격에 민감해왔기 때문에 소비 양극화가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번엔 중산층까지 소비를 줄이고 있다"며 “과거에는 대규모 실업이 발생해야 이런 현상이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경기 심리 악화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 피터 앳워터는 “현재 상황은 마치 꼭대기가 무거운 젠가 타워와 같다"고 비유했다. 증시 호황으로 부유층이 경제를 지탱하고 있지만 해고 등으로 중하위 계층이 흔들려 전체 구조가 붕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도 소비 양극화를 체감하고 있다. 유통체인 크로거는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쿠폰 사용을 늘리고, 저렴한 브랜드를 선택하며 외식 빈도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생활용품 제조업체 프록터 앤드 갬블은 “여유 있는 소비자들은 대형 제품을 사들이는 반면, 매달 월급에 의존하는 소비자들은 할인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업체 오라일리 오토모티브는 “소비자들이 직접 수리에 나서면서 큰 정비를 미루고 있다"고 밝혔고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은 이런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형 노트북 개발에 착수했다.
치폴레 멕시칸 그릴,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 이튼 알렌 인테리어스 등 소비 업계에서도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같은 추세를 언급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불평등이 '자연스러운 수준'에서 '극단적'으로 발전되면 사회적 불만과 갈등을 유발해 미국 경제가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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