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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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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알래스카 LNG…1단계 12월 최종투자결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1.12 16:29

운영사 글렌파네, 베이커휴즈와 주요기기 공급 계약
목표판매량 연 2000만톤 중 1200만톤 판매 약속
1단계 1300km 가스관 건설 연내 FID, 2단계 수출터미널 내년까지 FID
한·일 대미 투자펀드로 프로젝트 지원 관건, 김정관 “상업적 합리성 고려”
중동 물량 호르무즈해협 등 병목구간 통과로 위험, 알래스카는 직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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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수출 터미널 조감도. 알래스카LNG

하느냐, 마느냐 논란이 많은 미국 알래스카주 LNG 프로젝트가 진행하는 방향으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목표 판매량의 절반 이상의 수요처를 확보했으며, 핵심 주기기 구매 계약까지 체결했다.


12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운영사인 글렌파네는 최근 LNG 터미널용 주냉매 압축기와 노스슬로프(North Slope) 가스 처리시설용 발전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로 베이커휴즈를 선정했다. 또한 베이커휴즈는 해당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전략적 투자도 약속했다.


이 계약식은 미국 워싱턴DC에서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부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베이커휴즈 회장 겸 CEO인 로렌조 시모넬리는 “천연가스와 안전하고 저렴하며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이다. 글렌파네와의 협력을 통해 알래스카산 저탄소 천연가스를 세계 시장에 공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미국산 LNG는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라 우리 경제를 뒷받침하고, 동맹을 강화하며, 국가의 미래를 보장하는 전략적 자산"이라고 말했다.


더그 버검 장관은 “이 전략적 동맹을 구축하고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투자함으로써 우리는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의 에너지 독립과 세계 경쟁력을 향한 과감한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알래스카 LNG는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알래스카 LNG 지원을 포함해 알래스카의 에너지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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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부 노스슬로프 가스전에서 남부 앵커리지까지 가스관을 건설하는 1단계와 니키스키항구에 수출터미널을 건설하는 2단계로 구성돼 있다. 알래스카LNG

이번 베이커휴즈의 설비 공급계약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프로젝트는 그동안 하느냐, 마느냐로 논란이 많았다.


프로젝트는 두 단계로 나눠져 있다. 1단계로 알래스카주 북부의 노스 슬로프(North Slope)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해 이를 42인치(약 111cm) 약 1300km 길이의 파이프라인 건설을 통해 남부 최대 도시인 앵커리지에 공급하고, 2단계로 인근 니키스키항구에 건설하는 LNG터미널을 통해 아시아로 판매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총 사업비는 초기 440억달러로 제시됐으나, 추운 날씨와 환경대책,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이제는 600억달러가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프로젝트 초기에 참여했었던 엑슨모빌,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 메이저들이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참여를 중단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업을 아시아에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프로젝트 1단계는 호주 서비스업체인 월리(Worley)가 12월 중으로 파이프라인에 대한 최종 엔지니어링 및 비용 분석을 완료해 최종투자결정(FID)을 내릴 예정이며, 2단계는 2026년 후반에 최종투자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프로젝트는 연간 2000만톤의 LNG를 아시아로 판매할 계획인 가운데, 60% 물량에 대한 수요처를 확보했다. 글렌파네는 연간으로 한국 포스코인터내셔널과 100만톤, 일본 제라와 200만톤 및 도쿄가스와 100만톤, 태국 PTT와 200만톤, 대만 CPC와 600만톤 구매 약속을 맺었고 아직 정식 계약은 없다. 800만톤 물량이 남은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협상 일환으로 중국이 물량을 가져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병목구간 없이 아시아로 7~9일이면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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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알래스카 LNG가 미군의 보호 아래 7~9일이면 동북아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알래스카LNG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참여사들의 투자 및 파이낸싱으로만 진행한다면 경제성이 부족하지만, 미 정부 차원의 최고 우대 혜택이 주어진다면 진행할만 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2000억달러)과 일본(5500억달러)이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로 이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대해 “가스관 사업은 하이 리스크 사업이다. 상업적 합리성을 고려할 때 우리 기준에서 알래스카 가스전은 (대미 투자 펀드에) 들어오기 쉽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의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한 만큼 한국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끝까지 막긴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세계 LNG 수출의 1/5을 공급하고 있는 중동에서 지정학 분쟁이 또 벌어진다면 알래스카 LNG의 위상과 경제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보통 중동에서 한국까지 석유, LNG 운송기간은 한 달이 걸리고 또한 병목구간(초크포인트)인 호르무즈해협과 말라카해협도 건너야 한다. 반면 알래스카 LNG는 미국의 보호 아래 병목구간 없이 바로 한국으로 7~9일이면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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