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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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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겸직, LG 세대교체, 롯데 유임…석화3사 CEO 인사 ‘3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2.07 16:45

김종화 SK에너지 사장, SK지오센트릭도 이끌어
울산CLX 정유·석화사업 시너지 창출에 힘 실려
LG화학, ‘첨단소재 전문’ 김동춘 사장이 CEO로
AI·전동화 겨냥 첨단소재·석화 신성장 동력 강화
롯데는 이영준 화학군 총괄 중심 사업재편 가속

김종화 SK에너지 최고경영자(CEO) 겸 지오센트릭 CEO, 김동춘 LG화학 CEO,  이영준 롯데케미칼 CEO

▲(왼쪽부터) 김종화 SK에너지 최고경영자(CEO) 겸 SK지오센트릭 CEO, 김동춘 LG화학 CEO, 이영준 롯데케미칼 CEO. 사진=SK이노베이션, LG화학, 롯데케미칼

석유화학 기업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시황 부진을 돌파하고 사업 구조를 전환하기 위해 내년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와 석유화학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겸직을 택했고, LG화학은 7년만에 첨단소재 전문가로 수장을 교체했다. 지난해 쇄신인사를 단행한 롯데케미칼은 '유임'으로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낸다.


7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케미칼과 LG화학에 이어 이달 SK이노베이션 까지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내년 석화사업 구조 개편을 이끌 진용을 갖췄다. 석화사들은 기초소재 사업을 효율화하고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와 석화사업의 수장을 통합해 양사의 정유-화학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힘을 실었다. 원유 정제부터 에틸렌 같은 기초 소재 생산, 고분자 소재를 뽑아내는 작업까지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이 사업군별로 운영 개선(OI) 작업을 이어온 점도 영향을 미쳤다.


SK지오센트릭 CEO에 김종화 SK에너지 대표이사(사장)를 선임하며 이 같은 의도를 드러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운영개선(OI) 추진단 내 SK이노베이션 계열의 공급망 최적화 기능을 강화했다. 이를 계기로 SK이노베이션이 울산에서 운영해온 정유·석유화학 단지 '울산 콤플렉스(CLX)' 차원에서 생산구조 효율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사장은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를 두루 경험하며 SK의 정유와 석유화학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다. 김 사장은 SK에너지 엔지니어링본부장, SK이노베이션 안전보건환경(SHE)부문장, 년 SK지오센트릭 최고안전책임자(CSO) 겸 생산본부장, 울산CLX 총괄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SK에너지 대표를 맡았다.




김 사장은 취임 일성부터 이 같은 의지를 보였다. 김 사장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구조적 변화라는 큰 파고를 넘어서기 위해 새로운 OI 추진을 통해 실행력을 키우고, 정유와 화학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7년 만에 새 CEO를 선임하며 조직 세대 교체와 첨단 소재 중심 사업 재편을 택했다. LG화학의 새 사령탑은 첨단소재 중심으로 경험을 쌓아온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맡게 됐다. 김 사장은 LG화학에서 반도체소재사업담당, 전자소재사업부장,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을 거쳤고, 주식회사 LG에서 경영전략과 신사업 개발을 담당하기도 했다.


LG화학은 김 신임 사장에 대해 “첨단소재 사업의 고수익화, 미래 성장동력 발굴, 글로벌 고객 확대 등에서 성과를 창출하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며 “김 사장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사업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미래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 선임 직후 내놓은 신성장 동력 개편 방향도 인공지능(AI)과 전동화(electrification)에 초점을 맞췄다. 첨단사업은 전기차용 양극재 사업을 이어가며 전자·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석유화학 사업도 기존의 수소화 식물성 기름(HVO)과 재활용 소재 등 지속 가능한 소재 뿐만 아니라 전기차·전지·가전·반도체·의료용 고부가 석화소재 공급처를 넓힌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이영준 기초소재 대표이사 겸 롯데 화학군 총괄이 계속 이끈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롯데그룹 화학군은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총 13명의 CEO 중 10명을 교체했다. 이 총괄은 첨단소재 PC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 대표이사를 맡은 경험도 있다. 기초화학 중심 사업을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을 맡았다.


화학사업 내 시너지 창출과 효율화라는 과제도 풀어야 한다. 그룹이 도입 3년여만에 헤드쿼터(HQ) 체제를 폐지하는 가운데서도 화학군 HQ를 포트폴리오 전략실(PSO)로 개편해 사실상 총괄 체제를 남겨두기도 했다.


석화사들별로 다른 인사 초점이 향하는 목표는 부진한 시황 극복이다. 석화사들은 이달 말까지 울산과 전남 여수, 충남 대산 석화단지별로 나프타분해설비(NCC) 생산 규모를 감축하는 등의 사업 재편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출해야 세제 혜택과 연구개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충남 대산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지난달 말 산업통상부에 재편안을 제출했고, 5일 채권단이 금융 지원 내용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LG화학은 여수산단에서 GS칼텍스와 사업 재편안을 찾고 있고, SK지오센트릭은 울산에서 대한유화·에쓰오일과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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