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도심이 미세먼지로 뿌옇다. (사진=연합뉴스)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센터장 오흔진)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3년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산정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기오염 배출 구조는 전반적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이후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은 꾸준히 감소해 2023년 배출량은 전년 대비 19.3% 줄어든 4만 7957톤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성과는 석탄화력발전 비중 축소,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등 정책적 개입의 결과다. 실제로 2023년 황산화물(SOx)은 0.4%, 질소산화물(NOx)은 5.7% 감소했다. 산업·교통 부문 중심의 대기오염 저감 정책이 일정한 효과를 거둔 셈이다.
그러나 이 '성적표'에서 유독 눈에 띄는 예외가 있다. 바로 암모니아(NH₃)다. 암모니아 배출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0.1%(약 300톤) 증가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배출원의 구성이다. 2023년 전체 암모니아 배출량 24만2523톤 가운데 83.9%에 해당하는 20만3373톤이 농업 부문에서 발생했다. 이는 자동차(0.7%)나 산업 생산공정(7.9%)과 비교해 압도적인 비중이다. 미세먼지 문제의 중심이 도시의 굴뚝과 도로에서 농촌의 논밭과 축사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료=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자료=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자료=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농촌의 퇴비가 미세먼지가 되는 원리: '의도치 않은 동반 오염'
농업 암모니아의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학계에서 지적돼 왔다.
2018년 아주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김순태 교수 연구팀은 '한국대기환경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농경지에 살포되는 액비와 퇴비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가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음을 경고했다. 당시 연구 결과, 농업 활동에서 배출된 암모니아는 수도권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당 4~5㎍(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까지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의 과학적 메커니즘은 지난달 중국 난카이대학교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보다 명확히 규명됐다. 연구에 따르면 대기는 산성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대기 다매체 완충 능력(atmospheric multiphase buffering capacity)'을 갖고 있으며, 이 완충 작용의 약 80%를 암모니아가 담당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 암모니아는 대기 중 산성 물질을 중화하기 위해 가스 상태에서 입자 상태의 암모늄염으로 전환되는데, 이 결과로 초미세먼지가 함께 증가한다. 연구진은 이를 '의도치 않은 동반 오염(concomitant pollution)'이라고 정의했다. 농업 생산을 위해 사용된 비료와 분뇨가 결과적으로 대기질 악화를 부추기는 구조인 셈이다.
▲한국과 주변 해역의 암모니아(NH₃)농도의 계절적 변화. 위 지도는 봄철 농도를, 아래 지도는 여름철 농도를 나타내며, 지표면 풍향 벡터는 대기 이동을 보여준다. (자료=한국대기환경학회지, 2025)
◇국경을 넘어오는 위협: 중국 농촌 배출의 영향
암모니아 문제는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은 전 세계 암모니아 배출량의 26.4%를 차지하는 최대 배출국으로, 기존 통계가 실제 배출량을 70% 이상 과소평가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대학교 대기환경과학과 전원배 교수 연구팀(제1저자 최현식)은 '한국대기환경학회지' 올 10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중국의 암모니아 배출 증가가 한반도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봄철 북서풍이 부는 시기에 중국 농촌 지역의 암모니아 배출이 늘어나면 한반도 내륙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2.0㎍/㎥, 해양 지역은 최대 3.0㎍/㎥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모니아가 질산과 반응해 형성되는 질산암모늄(NH₄NO₃)의 영향이다. 다만 여름철에는 기온 상승으로 이 입자가 다시 가스로 분해되면서 미세먼지 기여도가 낮아진다. 계절적으로 봄철 고농도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 농업 암모니아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는 이유다.
◇10분의 1 비용으로 거두는 거대한 효과: 암모니아 저감의 경제학
암모니아를 줄여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저감 비용 대비 대기 개선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중국 저장대학교와 국제 공동연구진은 지난 2021년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암모니아 배출 1㎏을 줄이는 데 드는 비용이 약 1.5달러로, 질소산화물(NOx) 저감 비용(약 16달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당시 연구진은 전 세계 암모니아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일 경우 약 380억 달러의 비용으로 조기 사망 감소 등 1720억 달러에 달하는 사회적 편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은 농경지에 투입되는 단위 면적당 질소량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비료 관리 방식 개선만으로도 상당한 대기질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경북의 한 농장에서 퇴비 살포와 이랑 일구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농업 부문 오염 배출 체계적인 관리 시급
국내 미세먼지 정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암모니아 배출 관리가 시급하다. 암모니아 배출을 줄이기 위헤서는 전체 배출량의 83.9%를 차지하는 농업 부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불가피하다.
중국 난카이대학교 연구팀은 논문에서 농경지 비료의 '깊게 거름 주기(deep placement)'나 분뇨 저장 시설 덮개 설치와 같은 관리 개선이 가장 비용 효율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상대습도가 40% 이하로 낮은 조건에서는 암모니아 휘발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이러한 기상 조건에서 비료 살포를 피하는 '적절한 시기(right time)' 원칙을 적용하는 세심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농촌 퇴비와 액비 등 양분 관리는 하천 부영양화와 녹조 발생과도 관련이 될 수 있다.
농업생산성과 더불어 환경 개선이란 측면에서 관리 방식을 전환한다면 초미세먼지 오염과 녹조라는 오랜 난제에 실질적인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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