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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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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저탄소 전기로’ 원년, 전기료·철스크랩에 달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1.07 08:50

포스코는 광양에 건설…완공하면 ‘10년 만에 가동’
현대제철은 고로-전기로 복합…저탄소-고품질 접점
“저탄소 공정 기틀” “저탄소 전환 중요 시점” 강조
전기로 확대 분위기에 철스크랩 수급 안정성 ‘주시’
전기 사용 증가 불가피…전기요금 상승 압력도 ↑

현대제철 당진 전기로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전기로가 가동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전기로를 활용한 철강 제품 생산 비중을 높여 탄소배출 감축 강도를 높인다.


당장 탄소배출권 무상할당 비중이 줄어드는 등 탄소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향후 전기로 투입 원료인 철스크랩이 수요 증가로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국내에서 전기료 부담으로 제조 원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철강업계로선 '전기로 원년'의 이행 과제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중 전남 광양제철소에 쇳물을 연간 250만톤 생산하는 전기로를 완공할 예정이다. 포항제철소에서 가동하던 전기로를 멈춘 지 10여년 만이다. 포스코는 대신 유동환원철 공법을 적용한 고로 '파이넥스' 안정화에 주력했다.




전기로를 가동해온 현대제철은 상반기 중 충남 당진제철소에 전기로-고로 복합 공정을 상업 가동할 계획이다. 전기로-고로 복합 공정은 용선을 전기로와 고로 모두 활용해서 제조하는 식이다. 이 공정을 쓰면 약 20%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석탄을 태워 섭씨 1500도(℃) 수준으로 가열하는 고로와 달리 전력 에너지를 이용하는 전기로는 아직 기존 철강제품을 재활용하는 철스크랩을 이용한다. 전기로 철광석을 용융한 뒤 석탄 대신 가스로 산소 원자를 떼내는(환원) 직접환원철(DRI) 기술을 상용화하기 전까지는 철강 제품 폐기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철스크랩이 현실적인 원료다.


다만 철강제품의 철 성분 순도를 높여 품질을 높이기 위해 제거해야 하는 불순물이 남아있다는 한계가 있다. 철스크랩을 전기로에 투입해 만드는 제품 범위가 광범위하지만,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고강도·내구성을 구현하려면 쇳물 속 철 성분의 순도가 높아야 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새해 벽두 신년사를 통해 “포항 하이렉스(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공정) 데모 플랜트와 함께 광양 전기로 건설을 차질 없이 진행해 저탄소 강재 시장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도 5일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은 현대제철이 탄소저감 철강 생산체제로 본격 전환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 설비 본격 가동에 맞춰 탄소저감 제품 양산 체제를 갖추는 동시에 조업 안정화 및 최적화를 조기에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기로 이용에 적극 나선 이유는 탄소 배출이 기존 고로 공정보다 약 4분의 3만큼 적기 때문이다. 석탄 대신 전기가 가열 효율이 좋은 덕이다. 게다가 철스크랩은 이미 환원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그만큼 탄소 배출을 덜 한다.


철강산업의 탄소 순배출을 0으로 줄이는 수소환원제철 공정으로 나아가는 마중물이기도 하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을 환원해 DRI를 만드는 과정에서 석탄을 태워 발생한 일산화탄소 대신 수소를 투입한다. 환원 뒤 용융하는 과정에 전기로를 적용하고, 전기로 가열에 쓰는 전기를 무탄소 전원으로 생산하면 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철스크랩 조달이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기준 용해용 철스크랩 자급률은 92.2%다. 전체 구입량 1716만톤 가운데 수입이 117만톤으로 사실상 철스크랩이 자급 수준에 이르고 있다. 수요에 맞춰 철강재 폐기물을 철스크랩으로 더 많이 가공하는 건 아니라 앞으로 저탄소 공정을 위해 전기로 사용이 늘면 공급망이 불안정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전기로 도입이 늘고 있다. 탄소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수소환원제철 상용화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당장은 전기로가 유일한 해결책으로 꼽힌다.


전기료도 부담이다. 석탄 대신 전기로 가열하는 만큼 철강사들이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하게 된다. 산업용 전기 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약 178원으로 2022년 대비 80% 가까이 올랐다.


게다가 전기료 인상 요인도 커졌다. 2026~2030년에 적용되는 4차 탄소 배출권 할당 계획을 보면 발전 부문에 유상으로 할당하는 비중을 올해 15%, 2030년까지 50%로 확대할 예정이다. 탄소배출권 구매 부담을 전기 생산 기업들이 지기 때문에 전기로를 도입하는 철강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가중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로는 DRI에 전류를 순간적으로 강하게 흘려 용융하는 특성 때문에 기존 공정상으로는 전체 생산량의 20%정도만 전기로로 쇳물을 부을 수 있는 단계"라며 “DRI 생산 공정과 전기로를 직접 연결하면 더 많은 DRI를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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