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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KPS, 사장 내정자 철회 결론 못내…에너지공기업 인선 혼선 계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1.22 06:20

신임 사장 공모 재추진 위한 ‘임추위 재구성안’ 의결 보류
내정자 철회하려면 정당한 결격사유 필요, 강행 시 위법 소지
절차적 정당성 관련 이사회 의견 엇갈린 듯
재공모 돌입 가스공사 비롯 한수원, 지역난방공사 등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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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시에 위치한 한전KPS 본사.

한전KPS 이사회가 신임 사장 내정자 철회 여부를 논의했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판단 아래 결국 의결을 보류하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부는 최근 후임 사장 5배수 후보 선정까지 마친 한국가스공사에 대해 재공모를 지시하는 등 공공기관 인사에 난맥상을 보이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KPS는 지난 20일 허상국 신임 사장의 내정자 지위를 철회하기 위한 이사회를 소집했으나,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재구성안'에 대해 의결을 보류하기로 결정하고 회의를 마무리했다. 이사회는 해당 안건이 위법 소지가 있는 절차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내정 철회안에 대해 가결이나 부결이 아닌 '의결 보류'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사회 내부에서는 절차적 하자를 안은 상태에서 의사 결정을 강행할 경우 향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내정자는 총무처장, 품질경영처장, 발전안전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내부 인물로, 2024년 12월 12일 임시주총을 통해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관할부처(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가 남아 있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및 탄핵, 이후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현재까지 내정자 상태로 머물고 있다. 이번 이사회는 허 내정자 지위를 철회하고 새로운 사장을 뽑기 위해 임추위를 새로 구성하는 안건이 논의됐다.


하지만 허 내정자를 철회하려면 정당한 결격 사유가 필요한데, 현재까지 결격 사유는 제기되지 않은 상태다.


공기업 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정부지침의 제42조2(임원후보자의 재추천 요구)에 따르면 임명권자 또는 제청권자는 법 제34조제1항에 따른 결격사유나 관련법령 및 해당기관의 정관, 관련기관으로부터의 의견 등을 감안해 경영에 현저하게 부적당하다고 인정된 때에 임추위에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다.


제34조제1항(임원선임 원칙)에는 제33조 규정에 의한 직위별 직무수행 요건에 적합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 선임될 수 있도록 객관적 절차와 기준에 따라 임원은 선임해야 한다고 돼 있다. 33조 규정에 따른 기관장 자격요건은 △최고 경영자로서의 리더십과 비전 제시 능력 △해당 분야와 관련한 지식과 경험 △조직관리 및 경영능력 △청렴성과 도덕성 등 건전한 윤리의식 △기타 기관의 특성과 여건을 반영하여 특별히 요구되는 고유역량 등이다.




이사회 안팎에서는 “이미 주총을 통해 확정된 사장 내정을 철회하기 위해 이사회까지 소집한 배경이 무엇이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해 온 이재명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KPS 안팎에서는 “명확한 결격 사유가 없는 상황에서 내정 철회 절차를 추진할 필요가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사회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최종 결정의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 향후 허 내정자의 임명 여부는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 절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의결 보류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회사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조속히 제청과 임명 절차를 마무리해 한전KPS의 경영 정상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KPS는 발전소와 송·변전 설비의 정비·보수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국내 최대 전력 설비 정비 전문 공기업으로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최대 주주다.


한편 한전KPS 사례와 맞물려 에너지 공기업 전반의 기관장 인사 흐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한국가스공사는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다시 밟기 위해 재공모에 들어간 상태로, 인선 과정의 적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후임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인 주요 에너지 공기업들도 재공모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정부의 인사 원칙과 판단 기준이 일관되게 적용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난맥상은 에너지 공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기관 전반의 인사 신뢰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며 “정책 방향과 인사 절차가 어긋날 경우 현장 혼선과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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