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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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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업계 보장성보험 신계약 1000만건 돌파…건강 상품 의존도 확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2.05 08:57

지난해 1~11월 판매량 1009만건
전년비 8.4%·2년 만에 31.1%↑

생보사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한 보장성보험 신계약이 1000만건을 넘어섰다. IFRS17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 증대를 목적으로 건강보험 등 고마진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한 결과다.


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생보사 22곳의 보장성보험 신계약 판매량은 약 1009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생명이 171만건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생명(136만건)·한화생명(128만건)·푸본현대생명(115만건)·신한라이프(83만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 여부를 보면 상위 4곳(삼성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한화생명) 뿐 아니라 KB라이프·흥국생명·ABL생명·미래에셋생명·하나생명·메트라이프생명 등은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NH농협생명·동양생명·KDB생명·DB생명·라이나생명 등 7곳은 줄었다.


2023년 1~11월과 비교하면 전체 신계약 건수는 31.1% 늘어났고, 17곳의 판매량이 많아졌다. 이 중 삼성생명은 50만건 이상 확대되면서 다른 기업들과 격차를 벌렸고,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6배 이상 불어나면서 하위권 순위를 뒤집고 있다.



◇ 신상품 출시·배타적사용권 집중


신계약 금액은 2023년 1~11월 152조8752억원에서 이듬해 148조328억원, 지난해 129조6661억원으로 줄었다. 계약 규모가 큰 종신보험의 비중이 낮아지고 그 자리를 건강보험이 채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당뇨병 치료 전 과정 보장을 강화한 'H당뇨보험' △완납 이후 보장금액 체증 구조와 적립형 전환 기능을 갖춘 'H건강플러스보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Need AI암보험'을 비롯한 건강보험 상품을 대거 출시했고, 올해도 암·뇌심 진단과 최신치료 등의 보장을 한 데 모은 '시그니처 H통합건강보험'을 첫번째 신상품으로 선보였다.


KB라이프는 푸르덴셜생명시절부터 유지하던 종신보험 위주의 영업에 '건강보험 DNA'를 심는 중으로, KB국민카드와 손잡고 건강보험료 및 의료업종 결제 할인을 제공하는 카드 상품을 출시하는 등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도 창출하고 있다.


보험업계 특허권으로 불리는 배타적사용권도 건강보험 관련 특약 일색이다. 지난해는 교보생명의 '여성암 특정 유전체(NGS) 검사 특약', 한화생명의 '암치료 여정별 통합 보장 특약'과 전립선암 정밀 진단을 위한 최신 핵의학 검사 보장 특약 등 대부분의 배타적사용권이 건강보험에 몰렸다.


올해도 납입 보험료를 건강환급금으로 돌려주는 ABL생명의 '(무)우리WON건강환급보험'이 9개월 배타적사용권을 받은 것을 필두로 교보생명의 '(무)특정자궁질환보장특약' 등이 일정 기간 독점 판매를 보장 받고 있다.



◇ 건강보험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형성


이는 업계와 금융소비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영향이다. 보험사로서는 종신보험을 많이 팔면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 부담이다. 사고 발생시 지급되는 보험금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3년 1월 3.5%까지 상승했던 기준금리가 2024년 가을을 기점으로 낮아진 점도 언급된다.


종신보험은 금리가 하락하면 적립금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커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건강보험은 종신보험 보다 보험료가 낮지만 CSM 배수가 크게 잡히고, 금리 영향도 적다. IFRS17 도입 외에도 건강보험 판매에 주력할 동기가 발생한 셈이다.


기대수명과 가족구성 변화는 고객들의 수요 변화로 이어졌다. 의료비 지출에 대한 부담, 황혼이혼, 1인가구 증가 등이 보험 상품 선택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이전 보다 종신보험을 찾는 고객이 줄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단기납 종신보험 등으로 난국을 돌파하려는 시도는 금융당국의 마케팅 자제령으로 꺾였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역시 보험금 지급·민원 증가를 비롯한 어려움이 쌓이고 있으나, 현 제도 하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올해도 상품개발 부서와 전속·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모두 건강 상품에 집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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