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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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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무산 후폭풍…정청래호 앞 ‘세 가지 과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2.11 14:45

‘마이웨이’ 후폭풍…리더십 복원 시험대

최고위원회의 입장하는 정청래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를 전격 중단하면서 정청래 대표 체제가 중대 시험대에 올랐다. '마이웨이'식 추진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이 봉합 국면에 들어갔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전략 실패를 넘어 향후 당권 구도와 국정 동력까지 좌우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 앞에는 당내 균열 봉합과 범여권 연대 재정립, 당청 신뢰 회복이라는 세 가지 과제가 동시에 놓였다는 것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대표가 역점 추진해온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사실상 좌초되면서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당내에서는 그동안 정 대표가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연임을 염두에 두고 '자기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합당 논란을 거치며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이러한 의구심이 한층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만약 선거 이후에도 합당을 다시 밀어붙인다면 지방선거 승리는 명분에 불과했고, 실제 목적은 8월 전당대회 연임이었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친청-반청 당권 경쟁 맞물려…계파 갈등 관리 과제

정 대표는 여권 내 균열이 표면화된 상황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지방선거 이전 합당은 당내 반발로 무산됐지만, 선거 이후 통합 논의를 재추진하기로 하면서 범여권 통합의 여지는 남겼다. 그러나 지난 10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합당 찬반 의견을 밝힌 18명 가운데 16명이 반대했고, 일부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통합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과거 민주당을 탈당했던 비명(비이재명)계가 합당을 계기로 복귀할 가능성이 핵심 우려로 지목된다. 의총에서는 2024년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된 홍영표 전 의원과 함께 탈당했던 시·구의원 5명이 최근 혁신당에 입당을 신청한 사례가 거론되며 “합당할 경우 반명 세력까지 유입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홍은 차기 당권 경쟁과 맞물리며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친청(친정청래) 대 반청(반정청래) 구도가 선명해질수록 친명(친이재명)계가 김민석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합당 과정에서 정 대표와 각을 세웠던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 등을 포함한 친명계 의원 약 70명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출범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와 경쟁했던 박찬대 전 원내대표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내에서는 “반청계가 세를 모아 본격적으로 공동 보조를 취하려는 신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 중단, 조국혁신당은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

▲사진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 및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에 관해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넥타이를 고쳐 매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사진=연합뉴스]

선거 연대·통합 셈법…혁신당 변수 관리 시험대

혁신당이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와 통합 추진준비위원회' 구성을 수용하면서 선거 공조 역시 정청래 대표 앞에 놓인 또 하나의 시험대다. 다만 연대가 구호에 그칠지, 실제 후보 단일화나 지역별 협력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조국 대표 역시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준비위에서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며 구체적 방식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선언적으로 추진할 사안은 아니지만 전략적으로 연대가 필요한 지역은 열려 있다"는 신중론이 제기되는 등 속도 조절 기류가 감지된다.


변수는 결국 '지분 문제'다. 합당이 아닌 연대 방식으로 방향이 틀어지면서 지역별 후보 조정과 전략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혁신당이 호남에서는 경쟁하고 수도권·영남 등 격전지에서는 연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온 만큼, 실제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이 일부 지역을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당내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합당이 이뤄졌다면 경선을 통해 내부 조정이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그 장치가 사라져 협상 난도가 오히려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통합 이슈를 혁신당과의 선거 공조를 견인하는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통합 논의를 자신의 정치 어젠다로 주도할 기반을 확보할 수 있고, 이는 곧 당내 세력 확대와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당대회가 통합 전대로 진행되면 정청래 대표에게 당연히 유리하다"며 “정 대표가 친명계가 아닌 만큼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면 자체 세력 확장이 필요한데, 합당은 그 명분을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이어 “양당 통합이 곧 세력 확대의 의미를 갖기 때문에 친명계 최고위원들이 강하게 반대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첫 한일 셔틀외교 나서는 이재명 대통령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나라현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1월 13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이동하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대표와 대화하는 김민석 총리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청 미묘한 온도차…국정 동력 변수 되나

당청 엇박자 논란도 핵심 과제다. 청와대는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고 당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합당 논의는 당에서 하는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다만 이 대통령이 최근 민생 입법 속도전을 주문한 후에는 여당 내부 상황으로 입법이 지연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김 총리는 지난 8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지금은 국정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해야 할 시간"이라고 언급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국회가 입법 속도를 높여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정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를 저격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이 나온다. 집권 여당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 대표가 정치적 문제인 합당으로 이슈몰이하며 중도층 민심과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을 둘러싼 당청 간 이상 기류까지 겹치면서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다. 민주당이 특검 후보자로 '불법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재판에서 쌍방울 회장 변호를 맡았던 전준철 변호사를 추천한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이 질타성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명계에서 강한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수세에 몰린 정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거듭 죄송하다며 몸을 낮췄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당권은 대통령과 운명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갈등이 잠복하더라도 지방선거 이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며 “정 대표가 리더십 논란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국정 수행 지원과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집권 여당 대표의 숙명은 국정 지원과 차기 권력 준비를 조화시키는 것인데, 이를 위해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며 “선거에서 크게 이기면 대권 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지겠지만, 서울·부산 등 핵심 지역을 놓칠 경우 '찜찜한 승리'가 될 수 있고 당권 행보 역시 안개 속에 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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