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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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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은 부동산과 전쟁 중인데…국토부는 ‘뒷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2.23 15:08

李 대통령이 정책 주도…“국토부 장관은 메시지 반복 그쳐”
“장관은 대통령 지시에 추가 해법 얹어야…미온적 대처 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보완조치도 李 기조와 상이

국토부 업무보고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SNS를 통해 서울 고가 아파트 시세 하락을 언급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기조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관가 안팎에서는 대통령이 정책 전면에 나서고, 장관은 이를 뒷받침하는 구도가 굳어지면서 '주객전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부 역시 일부 이견을 낳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정책 일관성과 이행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부터 연달아 SNS를 통해 메시지를 내며 부동산 현안을 둘러싼 정치·정책적 논쟁의 중심에 서는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 설 연휴 기간에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다주택 규제를 두고 공개 설전을 벌인 것이 대표적이다.


과거 박상우·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물론, 집값 안정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김현미 전 장관이 정책 메시지를 직접 던지며 전면에 나섰다. 대통령이 장관보다 더 부각되는 경우는 드물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로, 야당과의 공방 역시 통상 당이나 장관 차원에서 해소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에도 SNS를 통해 불법과 편법, 특혜와 부조리를 통해 소수가 부당한 이익을 얻는 구조를 끊어내겠다는 뜻을 밝히며, 강도 높은 부동산 개혁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과 임대사업을 압박하면 전·월세 부족으로 서민 주거 불안이 심화된다는 주장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부족의 주요 원인인 다주택과 주택임대사업을 비호하는 기적의 논리"라며 “주택 매매시장에 매물이 늘어 집값이 안정되고, 이에 따라 전·월세가도 안정되는 것이 훨씬 더 논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비정상의 정상화는 이 정부가 추진하는 필생의 과제"라며 “수많은 정상화 과제 중 으뜸은 부동산 투기 청산"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윤덕 장관의 메시지는 대통령 발언에 비해 강도가 낮고, 반복·확인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날 김 장관은 서울 고가 아파트 시세 하락을 언급하며 “주택시장이 이성을 되찾고 있다"며 “60억대 아파트가 50억대 중반으로, 30억 원대 아파트는 20억 후반대로 조금씩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매물이 증가하고 급등세가 꺾이며 전국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는 지금의 모습은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라며 “모든 부가 부동산으로 쏠리는 '부동산 공화국'의 모습은 결코 옳지 않다"며 “지금의 흐름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관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던진 지시에 추가적인 해법을 얹어 정책 방향과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현 상황을 정리하는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며 “국토부 장관은 시장 흐름을 취합하는 데 그치지 말고, 현 실정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김 장관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해 실무진의 판단에 의존하고 결정을 주저하는 듯하다. 그러다보니 부처 내부에서도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실제 정책 역량을 둘러싼 비판도 잇따른다. 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함께 실거주 요건을 한시적으로 완화한 조치를 두고, 시장에서는 사실상 '2년 유예'와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주택자 규제 기조와 어긋나는 정책 설계로, 갭투자를 자극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국토부 내부에서도 집값 부양을 원하는 기류가 있는 듯하다"며 “죽어가던 시장에 단기 호재를 던져준 실수인데, 장관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이는 정책의 일관성과 신호 관리 측면에서 치명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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