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가뭄 장기화에 정부 긴급 대응…“생활용수 공급 차질 최소화”

주요 댐 저수율이 예년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남부 지방에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관계기관과 함께 긴급 대응에 나섰다. 특히 생활·공업용수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체 취수 확대와 농업용수 공급 조정 등 선제 대응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1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김성환 장관 주재로 '남부지역 가뭄 대응 관계기관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기상청과 한국수자원공사를 비롯해 대구광역시·경상북도 등 가뭄 영향권 지방자치단체가 참석해 최근 강수 현황과 전망, 주요 댐 용수공급 대책, 기관별 협업 방안 등을 점검했다. 정부가 긴급회의를 연 것은 최근 한 달간 남부지역 강수량이 평년을 크게 밑돌면서 주요 댐 저수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낙동강 유역 다목적댐인 안동·임하댐과 성덕댐, 밀양댐은 가뭄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 다목적댐 가뭄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순으로 운영된다. 성덕댐과 밀양댐 저수율은 약 30% 수준, 안동·임하댐은 40%대로 예년 대비 각각 약 60%, 45%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낙동강 용수댐 가운데서는 영천댐이 '주의', 운문댐이 '심각' 단계다. 용수댐 가뭄단계는 관심, 주의, 심각으로 구분된다. 영천댐과 운문댐 저수율은 각각 33.8%, 27.7%로 예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섬진강댐(다목적댐)과 평림댐(용수댐)도 각각 '관심' 단계에 올라 있다. 섬진강댐 저수율은 26.6%로 예년의 약 40%, 평림댐은 56.2%로 예년의 약 60% 수준이다. 강수 부족도 심각하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9일까지 남부지역 평균 강수량은 143.2㎜로 평년 같은 기간(271.7㎜)의 52.4%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의 최근 1개월 강수량이 181.0㎜로 평년의 70.3% 수준이었고, 부산·울산·경남은 68.0㎜로 평년의 22.4%에 불과했다. 전북은 197.2㎜로 평년의 67.1%, 광주·전남은 147.7㎜로 평년의 56.4%를 기록했다. 정부는 가뭄이 심화된 댐을 중심으로 하천 유지용수와 농업용수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생활·공업용수는 하천수 등 다른 수원을 활용해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가뭄 '심각' 단계에 들어간 운문댐은 현재 하천유지용수 감량과 낙동강·금호강 대체 취수를 통해 생활·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정부는 가뭄이 장기화할 경우 금호강 도수로를 추가 가동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8월 초 가뭄 관리 단계가 '경계'로 상향될 가능성이 있는 밀양댐과 섬진강댐에 대해서는 생활·공업용수 일부를 하천수 등으로 대체 공급하고, 농업용수는 영농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일부 감량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생태 보전” 외치던 글로벌 대기업… 구체적 계획은 10곳 중 1곳뿐

전 세계 식량과 광물, 에너지 공급망을 쥐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잇따라 '생물다양성 보전'을 약속하고 나섰지만, 이 중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갖춘 기업은 10곳 중 1곳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NC타임즈에 따르면 식량과 광물, 에너지 등 세계 자원의 생산과 교역을 좌우하면서 지구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겠다는 약속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행 여부를 따질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약속을 내놓은 기업은 10곳 중 1곳 남짓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생물학과와 레버훌름 자연회복센터의 이소벨 호킨스 연구원, 소푸스 주 에름가센 교수 등이 미국 스탠퍼드대 해양솔루션센터, 스웨덴 스톡홀름 회복탄력성센터 연구진과 공동 수행한 연구 결과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원 어스(One Earth)'에 '지구 핵심 기업의 생물다양성 약속 평가(Evaluating the biodiversity commitments of Earth's keystone corporations)'라는 제목으로 최근 공개됐다. 연구진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소수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높은 업종에서 180개 '핵심 기업(keystone corporations)'을 골랐다. 동물의약품과 바나나·코코아·커피·대두·팜유 등 농산물, 종자·비료·농약, 연어 양식, 제지·펄프, 광업, 석유·가스, 시멘트 기업 등이 대상이다. 108개 기업 중 한국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주로 토지와 해양을 이용하거나 농업 원료·광물·화석연료 등 자연자원을 직접 생산·채취하는 기업들이다. 이들 업종은 소수 기업이 세계 생산량과 시장, 자원 매장량의 상당 부분을 지배한다. 그만큼 몇몇 기업의 경영 방침이 전 세계 산림과 해양,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이 이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보고서, 연차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79%인 143개 기업이 모두 637건의 생물다양성 관련 약속을 제시했다. 하지만 생물다양성 대상과 적용 범위, 환경 압력, 목표 시한, 기준선, 측정 방법, 정량 목표, 이행 실적 등 8개 기준을 모두 충족한 '견고한 약속'이 하나라도 있는 기업은 23곳, 전체의 13%에 그쳤다. 생물다양성을 언급하는 기업은 늘었지만 상당수 약속은 '생물다양성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거나 '자연 손실을 줄이겠다'는 식이었다. 무엇을, 어디에서, 언제까지 줄일 것인지, 어떤 지표로 성과를 평가할 것인지가 빠져 제3자가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런 수준의 공시로는 기업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8개 기준을 모두 충족한 기업을 살펴보면 농산물과 산림 관련 기업이 두드러졌다. 대두 분야에서는 미국 ADM과 카길, 번지 글로벌, 브라질 아마기, 루이 드레퓌스 등이 포함됐다. 코코아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코코아 가공업체인 배리 칼레보를 비롯해 ECOM Agroindustrial과 투통 등이 이름을 올렸다. 팜유 분야에서는 AAK, 메와 인터내셔널, 무심 마스, 시므 다비 거스리, 윌마르 등 5곳이 견고한 약속을 제시했다. 제지·펄프에서는 인터내셔널 페이퍼와 브라질 수자노, 연어 양식에서는 노르웨이 레뢰이 시푸드와 모위가 포함됐다. 네슬레는 커피 분야에서 이름을 올렸다. 자원 채굴 기업 중에서는 글렌코어와 킨로스 골드, 쿰바 아이언 오어, 발레 등 4곳이 기준을 충족했다. 석유·가스 업종에서는 셸이 유일했다. 연구진은 농업 분야 기업들의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에 주목했다. 산림 파괴 여부나 공급망 추적률은 다른 생물다양성 영향보다 상대적으로 측정하기 쉽고, 코코아·팜유 업종에서는 산업 공동 이니셔티브와 인증 체계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실제 견고한 약속을 제시한 코코아 기업들은 '코코아·산림 이니셔티브'에, 팜유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팜유 협의체(RSPO)에 참여하고 있었다. 산림 파괴 없는 공급망 비율이나 농장·플랜테이션 추적률처럼 비교적 측정 가능한 지표가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연합(EU) 산림전용방지규정(EUDR)처럼 공급망의 산림 훼손 여부를 추적하도록 하는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동물의약품과 석유·가스 업종은 뒤처졌다. 세계 시장의 81%를 차지하는 동물의약품 기업 10곳 가운데 절반은 생물다양성 약속 자체가 없었다. 석유·가스 분야에서는 9개 기업이 관련 약속을 내놓지 않았고 이 가운데 7곳은 분석할 공개 보고서조차 없었다. 비료 업종도 주요 기업의 70%가 약속을 내놨지만 8개 평가 기준을 모두 충족한 사례는 없었다. 연구진은 자발적 공시에만 맡겨서는 기업 간 격차를 줄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제 조사 대상 보고서 가운데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NFD) 지침을 언급한 비율은 2%에 불과했다. 견고한 약속을 제시한 기업에서도 9%에 그쳤다. 이에 따라 TNFD와 과학기반목표네트워크(SBTN) 같은 체계의 확산과 함께 생물다양성 영향·의존성에 대한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공시하지 않거나 생물다양성 활동을 과장하는 기업에는 제재를 두고, 증권거래소 상장 요건과 금융기관의 투자·대출 기준에 생물다양성 공시와 목표 설정을 반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과학계와 기업이 협력해 업종별 지표와 기준선을 개발하는 것도 과제로 꼽았다. 연구진은 “핵심 기업들은 생물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글로벌 생산 시스템의 지속가능한 전환을 앞장서 이끌어야 한다"며 “보다 명확하고, 잠재적으로는 의무적인 공시 기준과 엄격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자연자본시대(https://www.nctimes.co.kr)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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