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급매물 광고.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를 언급한 지 한 달 만에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상급지 주요 지역인 강남·송파·용산에서 평균 실거래가와 평균 전용면적이 감소했다. 이에 시장에선 다주택자가 급매를 통해 소형 매물부터 정리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폐지되는 5월 9일 이후로는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강남 3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강남구(-0.06%), 송파구(-0.03%), 서초구(-0.02%)로 하락했다. 용산구는 -0.01% 하락세를 보였다. 2월 3주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은 강남구(0.01%), 송파구(0.06%) 서초구(0.05%) 용산구(0.07%)였다. 상급지가 일제히 하락 전환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를 처음 언급한 1월 23일을 기준으로 앞뒤 한 달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초구를 제외한 강남·송파·용산에서 전체 평균 실거래가가 하락했으며 전체 평균 전용면적은 감소했다. 평균 실거래가 하락폭은 강남구가 가장 컸다.
강남구는 1월 23일 전후 한 달 동안(2025년 12월 21일~2026년 1월 22일, 2026년 1월 23일~2026년 2월 24일) 전체 평균 실거래가가 23억7458만 원에서 20억8054만 원으로 하락했다. 전체 평균 전용면적은 82.51㎡(약 25평)에서 77.83㎡(약 23.5평)으로 감소했다.
송파구와 용산구도 강남구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송파구는 전체 평균 실거래가가 15억8421만 원에서 14억9560만 원으로 하락했다. 전체 평균 전용면적은 78.42㎡(약 23.7평)에서 74.21㎡(약 22.4평)로 감소했다. 용산구는 전체 평균 실거래가가 17억6211만 원에서 15억5456만 원으로 하락했다. 전체 평균 전용면적은 84.38㎡ (약 25.5평)에서 81.33㎡(약 24.6평)으로 감소했다.
한편 서초구는 전체 평균 실거래가와 전용면적이 상승했다. 전체 평균 실거래가는 32억6368만 원에서 41억511만 원으로 늘었고, 전체 평균 전용면적은 78.50㎡에서 85.35㎡으로 증가했다. 서초구 잠원동의 A 공인중개사는 “이 지역 매물은 중대형 평형대의 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의 분석 기간 거래 중 60㎡ 이상인 중대형 비중은 약 65%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이를 다주택자가 급매를 통해 소형 매물 위주로 정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B 공인중개사는 “급매물이 좀 나오는 편"이라며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소형 평수부터 정리하려고 매물을 내놓는다"고 말했다.
다만 요즘 나오는 급매물이 모두 큰 폭으로 값을 낮춰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똑같이 급매물을 내놓더라도 다주택자와 은퇴한 1가구 1주택자는 다른 가격으로 내놓는다는 것이다. 서초구 잠원동 C 공인중개사는 “각종 대출규제 때문에 빠르게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나온다"면서 “은퇴한 1가구 1주택자는 보유세 감당이 어려워 수억 원씩 낮춰 매물을 내놓는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주택자는 가격을 크게 낮추지 않고 매물을 내놓고,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폐지 이후 집값 전망에 대해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세금을 낼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남아 버틸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매물 잠김현상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교수는 “아파트가 너무 고가이기 때문에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매물이 안 나오니 매매가격도 올라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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