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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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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18% 급등·보유세 강화…‘세금 공포’에 매물 출회·전세 불안 확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4.29 15:54

서울 18.6% 상승, 종부세 대상 50% 급증…세 부담 고가주택 넘어 확산
‘선제 매도’ 늘며 장기보유 물건 급증…수억 낮춘 ‘할인 매도’ 등장
전세 매물 급감·가격 급등…월세 전환 가속에 서민 주거비 부담 확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9.13%, 서울은 18.60% 상승하며 과세 기반이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정부의 보유세·양도세 동시 강화 기조까지 겹치면서 시장에는 매물 출회와 전세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압력'이 형성되고 있다. 정책 의도는 분명하다. 실거주가 아닌 보유에 대해서는 부담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그 효과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기보다 매물 왜곡과 전세시장 불안이라는 부작용으로 먼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은 당초 열람안(전국 9.16%, 서울 18.67%)보다 각각 0.03%포인트, 0.07%포인트 낮아졌지만 상승 흐름 자체는 유지됐다. 상승률 기준으로는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이며, 서울은 2007년과 2021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18.60%), 경기(6.37%), 세종(6.28%) 등이 상승을 주도한 반면 광주(-1.27%), 대구(-0.78%), 대전(-1.11%), 제주(-1.81%) 등은 하락하며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서울 내부에서도 양극화는 뚜렷하다. 성동구(28.98%), 강남구(25.83%), 송파구(25.46%), 양천구(24.01%) 등 주요 지역은 20%대 급등을 기록한 반면, 도봉구(2.01%), 금천구(2.81%), 강북구(2.87%) 등 외곽 지역은 상승폭이 제한됐다. 확정 과정에서는 강남3구와 한강벨트 일부 지역의 상승률이 소폭 하향 조정됐지만, 체감 부담을 낮추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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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단지 공시가격 변동률 및 보유세액 추정. 국토교통부 제공

공시가격 상승은 곧바로 세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의 경우 보유세가 1829만 원에서 2855만 원으로 56.1%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며, 송파 잠실엘스 역시 47.6% 오른 859만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종합부동산세 대상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공시가격 12억 원 초과 주택은 2025년 31만7998가구에서 2026년 약 48만6000가구로 증가했고, 전체 공동주택 대비 비중 역시 2.04%에서 3.07%로 상승했다. 세 부담이 고가주택에 국한되지 않고 점차 확산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반포동의 한 주택 보유자는 “공시가격을 올려 세금을 늘리는 구조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취득세, 재산세, 양도세까지 부담하는 상황에서 공시가 상승을 이유로 보유 단계에서 세금을 더 걷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거주자는 소득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세금만 증가하는 구조라 체감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 역시 “집값 상승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평가이익에 불과한데, 이를 근거로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은 과세 원칙 측면에서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전문가도 “보유세 증가를 단순히 임대료 상승으로 직결해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세 부담 확대는 집값 상승에 따른 과세표준 증가 영향이 크고, 실제 임대료 전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보유세 전가는 단기와 장기, 그리고 지역별 수급 구조와 교섭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며 “서울 아파트처럼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집중된 시장에서는 집주인이 상대적으로 가격 결정력을 가지기 때문에 세 부담이 일부 임대료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방이나 비아파트 시장처럼 수요가 약한 곳에서는 오히려 집주인이 세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과세 방향 자체를 전환하고 있다. 다주택자 중심 규제에서 벗어나 '투기성 1주택자'까지 겨냥하는 구조다. 기준은 주택 수가 아니라 실거주 여부다. 이재명 대통령은 “거주 목적이 아닌 1주택은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하도록 정책을 설계하라"고 지시하며 보유 억제·매도 유도 기조를 공식화했다. 종부세 세율 조정과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동시에 검토되고 있다.


2년 만에 하락 전환한 강남구 아파트값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시장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특히 고가 1주택자를 중심으로 매물을 서둘러 내놓는 '선제 매도' 흐름이 감지된다. 서울 서초구 일대에서는 10년 이상 보유한 아파트가 인근 호가 대비 수억 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매수자 유인을 위해 가격을 낮추는 '세금 회피형 할인 매도'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거래에서 장기보유 매도 비중이 30%를 웃도는 등 과거 대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매도 흐름이 전세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매매 전환과 동시에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수급 불균형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 서울 주요 대단지에서는 전세 매물이 한 자릿수에 그치거나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감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3,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1건에 불과한 경우가 등장하는 등 공급 위축이 뚜렷하다.


가격 상승 압력도 가파르다. 부동산 빅데이터 및 시세 플랫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억 원대를 넘어섰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단기간 억 단위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강북권 일부 단지에서는 2~3개월 사이 전세가격이 1억 원 이상 상승하며 호가가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반전세·월세 전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이는 형태가 확산되며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장 체감은 더욱 직접적이다. 강남권 한 직장인은 “작년 6억 원대였던 전세가가 올해 들어 7억 원을 넘고 최근에는 8억 원대 중반까지 올라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정책 변화와 맞물린 결과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보유세 강화와 비거주 1주택자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임대 물량이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 전월세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유세 인상이 곧바로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보유세 인상이 곧바로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세금 전가 여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부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계약 기간과 공실 위험 때문에 집주인이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바로 넘기기 쉽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임대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공급이 위축되고 결국 임대료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핵심은 시장의 교섭력과 수급 구조"라며 “전세 물량이 부족한 지역이나 아파트처럼 수요가 몰린 시장에서는 집주인이 가격 결정권을 갖기 쉬워 세금 전가가 현실화될 수 있지만, 공급이 많거나 수요가 약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집주인이 세 부담을 떠안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입자 부담을 줄이려면 세제 논쟁보다 공급 확대를 통해 선택지를 늘려주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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