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 사옥. 사진=SK
인공지능(AI) 인프라에서 전력 등 에너지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SK그룹의 종합 AI 인프라 솔루션 전략에서 SK이노베이션의 역할이 윤곽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AI 인프라 솔루션 사업을 궤도에 올리는 작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와 LNG 같은 자원 확보 역량과 전력 발전사업,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 능력, 윤활기유를 이용한 열관리 기술 등 보유한 사업 역량을 토대로 AI 전환을 가속화하는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설립을 준비 중인 AI 종합 솔루션 기업 'AI 컴퍼니(AI Co.)'를 통해 자원 조달과 LNG 발전을 포함한 자사의 주요 에너지 사업을 AI 시장에 적용할 전략을 폭 넓게 검토하고 있다.
AI 컴퍼니는 메모리를 넘어 SK그룹의 주요 사업군과 연계한 종합 솔루션을 내세워 AI 인프라 시장에서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목표로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소재 eSSD 자회사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을 개편해 세워질 예정이다. SK 주식회사와 SK이노베이션은 이 회사에 올해 3월부터 4년 동안 6억3000만달러(한화 약 9700억원)를 콜옵션 방식으로 조금씩 출자하기로 했다.
따라서, 오는 11~13일 SK그룹의 미래성장 전략을 논의할 이천 포럼에서 AI 컴퍼니를 통한 SK이노베이션의 AI 에너지 인프라 솔루션 사업의 방향을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올해 이천포럼은 SK그룹의 연례 행사인 6월 경영전략회의와 결합한 형태로 개최된다. 최근 2년간은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 개편(리밸런싱)과 AI 전환을 중점에 뒀는데, 최근 리밸런싱 진도가 많이 나간 만큼 올해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어떻게 낼지 논의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 2026' 환영사에서 “SK는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함께 짓는 새로운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AI 산업의 주요 해결 과제로 부상한 전력 조달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AI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에 LNG 발전과 소형원전모듈(SMR)이 AI 인프라용 전력 발전 설비 솔루션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가 몰려 있는 미국에서는 AI 인프라 구축에 쓸 메모리를 구하기도 어렵지만, 전력 조달과 안정성 확보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면서 지역 전반의 전력 수급까지 영향을 주는 상황에 이르면서 데이터센터 운영 주체인 빅테크들은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겠다는 자율 협약까지 맺었다.
이에 LNG 조달과 발전 설비 확충, 운영까지 넓혀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원 조달부터 발전에 걸친 LNG 통합 밸류 체인으로 사업 역량을 키워왔다. 장기계약 등으로 LNG를 도입한 뒤 국내 곳곳에서 LNG 발전을 통해 전력을 공급해왔고, 나아가 북미와 호주 등에 위치한 가스전 개발과 LNG 생산까지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SK이노베이션 매출 80조2961원 중 정유부문의 비중이 59%로 가장 컸지만, LNG 사업을 하는 E&S부문이 그 다음으로 많은 14.8%를 차지했다.
LNG 발전과 연계한 AI 종합 인프라 구상은 베트남에서도 엿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지 기업들과 만든 컨소시엄과 함께 베트남 응에안성 뀐랍 지구에 1.5기가와트(GW) 규모의 LNG 복합화력발전소와 LNG 터미널을 조성하기 위한 공사에 착수했다. 응애안성 LNG 프로젝트는 SK그룹이 베트남 정부에 제안한 미래 산업 생태계 모델 '특화 에너지-산업 클러스터(SEIC)' 구상의 일환이기도 하다.
SMR 분야에서는 빌 게이츠가 미국에서 창립한 테라파워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2022년 SK 주식회사와 SK이노베이션의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로 테라파워의 2대 주주가 됐다. 테라파워는 최근 세계 최초로 상업용 SMR 건설 승인을 미국 정부로부터 받고 플랜트 착공에 들어갔다. 원자력 발전 경험을 보유한 한국전력도 지분에 참여해 테라파워, SK이노베이션과의 3각 협력도 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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