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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③ 왜 해남인가…AI 시대,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가 반도체를 부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7.06 13:00

풍부한 재생에너지·용수·산업용지…‘서남권 프로젝트’ 마지막 퍼즐
지역사회 “100년에 한 번 올 기회”…기대 속 ‘실행력’이 최대 과제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③ 왜 해남인가…AI 시대,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가 반도체를 부른다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대규모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Chat GPT 이미지생성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대규모 1000조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이제 공장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AI 시대에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초거대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은 하루 수십만 가구가 사용하는 수준의 전력과 대규모 산업용수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


정부가 서남권을 새로운 첨단산업 거점으로 제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전남 서남권은 국내 최대 수준의 해상풍력과 태양광 발전 잠재력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상대적으로 넓은 산업용지, 추가 확보가 가능한 용수는 AI 시대 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이 같은 여건 때문에 정부와 기업에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이 서남권 프로젝트 핵심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 해남 솔라시도와 RE100…산업지도를 바꾸는 에너지


해남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에너지'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RE100 달성 여부를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삼고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으로, 글로벌 공급망 참여에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전남은 해상풍력과 태양광을 기반으로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 잠재력을 보유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정부도 서남권의 재생에너지 경쟁력을 AI와 반도체 산업 육성의 핵심 기반으로 제시했다. 해남 솔라시도 일대는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 미래산업이 결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으며, 지역에서는 이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산업은 공장 한 곳을 짓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장비와 소재, 물류, 유지보수, 건설, 연구개발, 정보통신, 서비스업까지 다양한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한다.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될 경우 협력기업 유치와 지역 상권 활성화, 신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지역 경제계는 “반도체 산업은 하나의 공장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산업 구조를 바꾸는 프로젝트"라고 평가한다. 해남에서도 미래산업 유치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가 될 수 있을까? 청년들 “이번에는 달라졌으면"


해남은 오랫동안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지역에서는 첨단산업이 들어설 경우 양질의 일자리와 정주 여건 개선으로 청년들이 다시 지역에 머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연구개발과 생산, 유지보수,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한다. 지역 대학과 직업 교육기관도 이에 맞춘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한다면 산업과 교육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러나 넘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대규모 반도체 산업은 안정적인 송·배전망과 산업용수 확보, 교통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기업들은 투자 발표보다 실제 인허가와 기반시설 조성 속도를 중요하게 본다. 정부가 약속한 인프라 지원과 원스톱 행정 체계가 얼마나 신속하게 작동하느냐가 향후 투자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해남은 국가 첨단산업의 중심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AI 시대는 산업 입지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용수, 넓은 산업용지, 그리고 서남권 산업벨트의 연결성은 해남이 새로운 가능성을 갖게 된 배경이다. 아직 모든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 산업 전략이 서남권으로 향하고 있는 지금, 해남은 그 변화의 중심에서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해남지역에서도 첨단산업 유치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지역에서는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될 경우 청년들의 지역 정착과 인구 유입,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 연관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수도권으로 떠났던 청년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반면 지역 정재계에서는 투자 계획이 실제 공장 건설과 고용으로 이어질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규모 개발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난개발을 막고,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 명현관 군수 “해남 미래를 바꿀 역사적 기회"


해남군도 이번 서남권 첨단산업 프로젝트를 지역 발전의 전환점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미래를 보고 해남 솔라시도를 선택해준 기업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비롯한 관련 산업 기반 구축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관계기관,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업은 대한민국 AI 산업 발전의 중요한 전기가 되는 것은 물론 해남이 미래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행정 지원과 정주여건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남은 아직 확정된 투자지가 아니라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후보지다. 그러나 AI 시대가 요구하는 재생에너지와 산업용수, 넓은 산업용지, 그리고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중심으로 한 산업 기반을 갖춘 지역이라는 점에서 해남은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뀌는 현장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와 기업, 지자체의 약속이 실제 투자와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제 해남은 그 가능성을 실행으로 증명해야 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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