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 사장이 크리에이터 미니와 함께 에이티즈의 신곡 '배드'(BAD) 안무를 따라 추고 있는 모습. 사진=미니 인스타그램
무대 조명 아래, 흰 러닝셔츠 대신 정장 차림의 중년 남성이 상반신을 위아래로 격렬하게 흔든다. 옆에 선 크리에이터와 눈을 맞추며 손동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따라간다. 곡이 끝나자 그는 카메라를 향해 짧게 외친다. “갤럭시 안 쓰면 배드."
23일 디지털 크리에이터 '미니'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 영상 속 주인공은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이다. 신제품 발표 무대에서 스펙과 숫자를 읊던 '엄근진'(엄격·근엄·진지) 이미지로만 알려졌던 그가, 이번엔 그룹 에이티즈(ATEEZ)의 신곡 '배드(BAD)' 안무를 몸소 선보이며 마케팅 전면에 나섰다.
'배드'는 최근 온라인에서 '남부대공' 밈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곡이다. 에이티즈 멤버 산(최산)은 2024년 'Ice On My Teeth' 활동 당시 수트를 입고 선보인 카리스마 있는 무대로 판타지물 속 냉철한 귀족 캐릭터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을 얻으며 '북부대공'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어 신곡 '배드'에서 흰색 러닝셔츠 차림으로 가슴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이른바 '다 죽자 파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기존 밈이 '남부대공'으로 변주됐고, 관련 직캠 영상은 유튜브에서 공개 3주 만에 조회수 191만 회를 기록하며 온갖 패러디를 낳고 있다.
▲그룹 에이티즈 멤버 산. 사진=유튜브 채널 'SBSKPOP ZOOM' 영상
노 사장이 이 유행에 올라탄 영상은 공개 14시간 만에 조회수 40만회를 넘어섰다. 네티즌들은 “노태문 대표님이니까 '노산'", “박자감 대박" 등의 댓글을 남기며 평소와 다른 그의 모습에 호응하고 있다.
이 파격은 계산된 타이밍에 나왔다. 영상 공개 하루 전인 22일(현지시간), 노 사장은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수요를 더해 역대 최대 판매량을 달성하겠다"며 신형 폴더블 3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폴더블은 기술적으로나 시장 측면에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더 많은 기업의 시장 진입은 폴더블이 이미 대세가 됐고 시장 규모도 커질 것이라는 의미"라며 “7년간 쌓아온 기술력과 고객에 대한 이해는 하루아침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춤 영상 하나로 화제성을 챙긴 것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애플의 하반기 폴더블 시장 진출과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공세라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Z 시리즈 사전판매에서 104만 대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는데, 노 사장은 올해 이 기록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3종 라인업을 완성한 것도 그 승부수의 핵심이다. 콘텐츠 몰입감을 높인 '갤럭시 Z 폴드8', 생산성을 극대화한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개성 표현과 AI 경험에 최적화된 '갤럭시 Z 플립8' 등 세 제품이 나란히 출격한다.
폴드8·폴드8 울트라에는 티타늄 합금 필름과 강화 플레이트를 결합한 '플렉스 티타늄' 기술이 처음 적용돼 화면 주름을 줄였고, 갤럭시 AI와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를 기반으로 배달·예약 등 40여 개 앱을 자동 실행하는 에이전트형 AI 경험도 새롭게 탑재됐다. 가격은 256GB 기준 폴드8 울트라 257만7300원, 폴드8 227만8100원, 플립8 168만3000원이다. 국내 사전판매는 28일부터, 글로벌 출시는 8월 7일부터 순차 진행된다.
노 사장은 “완성된 폴더블 라인업 3종을 함께 선보이는 첫해"라며 “폴드8이 새로운 수요를 더해 올해 갤럭시 Z 시리즈는 역대 최대 판매량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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