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 사진= 에너지경제신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전력 확보를 위해 신규 원전 건설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을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손양훈 인천대학교 명예교수는 24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전력산업연구회 조찬포럼에서 'AI 산업 재편과 전기'를 주제로 발표하며 “한빛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가 포화되면 호남 지역 원전은 더 이상 가동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교수는 신규원전부지선정평가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지난달 17일 대형원전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을, 소형모듈원자로(SMR)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을 최종 선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함께 호남권에 반도체·AI 산업 기반을 조성하는 방안이 담겼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도 잇따르면서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원전 건설과 기존 원전 계속운전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손 교수는 그러나 호남권 전력 공급의 한 축인 한빛원전이 사용후핵연료 저장 문제로 가동을 중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꺼낸 뒤 일정 기간 물로 냉각하는 습식저장조에 보관하는데, 저장조가 포화되면 새 연료를 장전하기 어려워 원전 가동에도 영향을 준다.
한빛원전은 0.95GW급 2기와 1GW급 4기 등 총 6기(5.9GW)의 설비를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원전 단지 중 하나로, 호남권 전력 공급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빛원전의 습식저장조 포화 예상 시점은 2030년이다.
손 교수는 “건식저장시설은 건설에 물리적으로 약 7년이 걸리는데 그동안 주민 반대 등으로 사업이 지연됐다"며 “아무리 서둘러도 저장조 포화 시점에 맞출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빛 1·2·3호기의 계속운전 문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사용후핵연료를 옮길 공간이 없다면 수명연장 허가를 받아도 가동할 수 없다"며 “호남에 반도체와 AI 산업을 유치하겠다고 하면서 정작 기존 발전소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대책은 충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교수는 AI 산업의 전력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신규 원전 건설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신규 원전은 건설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기존 원전 계속운전과 건식저장시설 확충, 가스·열병합발전 및 자가발전 확대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산업 확대는 전력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신규 원전 논의에 앞서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이 저장시설 부족으로 멈추는 일이 없도록 건식저장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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