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낮추되 거주하지 않는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에게는 합당한 부담을 지우는 방향으로 부동산 세제를 개편한다.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도 유지하면서 청년·서민 등 실수요자에게만 선별적으로 금융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다음 달 초 발표할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이재명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세제를 운영하지 않는다"며 “합리적인 거래 정상화와 부동산 보유의 정상화, 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실거주 여부와 주택가격,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세 부담을 차등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내가 살고 있는 1주택에 대해서는 일정한 범위까지 부담을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며 “비거주 주택과 다주택에 대해서는 합당한 부담을 하도록 하고, 일정 가격을 넘어서는 고가주택은 부담을 정상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여러 채를 보유하면서 한 채에만 거주하는 경우에는 세제상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여러 채를 사놓고 한 채만 거주하면서 나머지 주택에는 계속 거주하지 않는 경우까지 금융 지원과 세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도소득세 역시 실거주 여부를 중심으로 혜택을 차등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실제로 거주했던 집을 양도하는 경우와 달리 살지 않은 집까지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것이 정의와 과세 형평에 맞는지 국민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정부도 그런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세제 개편으로 일반 국민의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일반 국민들이 봤을 때 결코 무리하게 하지 않겠다"며 실수요자 보호와 과세 형평성 사이에서 강약을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언급한 '보유세 3배 인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인상 배율을 제시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구 부총리는 “꼭 3배라는 뜻이 아니라 현재 보유세 수준이 낮기 때문에 올릴 필요가 있다는 예시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올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주택 공급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이전 정부에서 감소한 착공 물량의 영향이 현재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 부총리는 “어느 정부를 탓할 생각은 없지만 지난 정부 기간 착공 물량이 줄었고, 이 때문에 현재 공급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며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추가 택지를 찾는 등 공급을 최대한 늘리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대출 총량규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대출 문턱을 낮추면 주택가격 상승을 자극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오히려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출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출이 풀리면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고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며 “결국 주거사다리가 점점 더 멀어지는 구조를 계속 만드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실거주 목적의 내 집 마련과 청년·서민층의 금융 애로에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실거주자가 스스로 노력해 내 집을 마련하는 부분은 당연히 지원해야 한다"며 “기존 총량규제는 유지하되 실수요자와 서민·청년이 겪는 어려움은 핀셋 지원으로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은행이 자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하면서 입주 예정자들의 잔금대출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에는 정부 차원의 규제 변경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잔금대출은 현재 규제 범위 안에서 받을 수 있다"며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을 더 조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과 협의해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조정하겠지만 정책을 수시로 변경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 부총리는 개인투자자의 디지털자산 양도차익 과세를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시행하겠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올해 말까지만 과세를 유예하기로 돼 있다"며 “내년부터 과세하되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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