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위치한 에코프로 캠퍼스.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가 2분기 흑자를 이어가며 배터리 소재업계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실적은 업황 반등의 신호탄이라기보다 회복 국면의 시작을 보여준 성적표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코프로는 지난 4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8208억원, 영업이익 32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환경사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리튬 사업 수익성 개선이 실적을 뒷받침했지만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의 일시적인 가동 차질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감소했다. 다만 리튬 가격 상승이 판가에 반영되면서 리튬 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확대됐다고 에코프로 측은 설명했다.
업황에 대해서는 '점진적 회복'을 거듭 강조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의 정상 가동과 신규 고객사 확보 등을 바탕으로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2차전지 소재 시장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북미 신규 고객사 확보와 중국 전구체 업체들의 부가가치세(VAT) 환급 폐지에 따른 경쟁 환경 변화 등을 하반기 주요 변수로 제시했다.
같은 배터리 소재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의 실적도 '완전한 회복'보다는 '회복 과정'에 무게가 실렸다.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795억원, 영업이익 267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영업이익 2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양극재는 재고평가 효과에 힘입어 흑자를 유지했고, 음극재 역시 판매량 회복과 가동률 상승, 고정비 절감으로 적자 폭을 줄이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포스코퓨처엠은 ESS용 LFP 양극재와 LMR, 나트륨이온 배터리용 양극재 등 차세대 제품 개발과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사 실적은 개선됐지만 수익성 회복의 배경은 다소 제한적이다. 에코프로는 리튬 판매 물량이 감소했음에도 리튬 가격 상승분이 판가에 반영되면서 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양극재 흑자 유지의 주요 배경으로 재고평가 효과를 꼽았다. 전기차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났다기보다 원자재 가격 반등과 회계상 효과가 실적 개선을 이끈 셈이다. 업계가 이번 실적을 '업황 반등'보다 '회복 국면의 시작'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터리 소재업계의 회복이 배터리 셀 업체보다 더디게 나타나는 것도 이 같은 사업 구조의 영향이 크다. 전기차 판매가 늘더라도 곧바로 양극재 업체의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셀 생산과 고객사 재고 조정, 메탈 가격의 평균판매단가(ASP) 반영 등을 거치면서 시차가 발생한다. 여기에 북미 전기차 시장 둔화와 고객사의 생산 가동률도 실적 회복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에코프로의 양극재 제조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지난 4일 콘퍼런스콜에서 북미 전기차 수요 정체와 유럽 고객사의 차종 전환 영향으로 판매 물량 감소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에는 헝가리 공장 양산 본격화와 신규 고객사 출하 확대 등을 바탕으로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증권가도 당분간은 '완만한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극재 업황이 최악의 국면은 지나고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진짜 반등' 여부는 하반기 전기차 수요 회복 흐름과 고객사 생산 확대가 실제 출하 증가로 이어질지 여부를 지켜봐야한다는 것이다.
박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전기차 시장 부진은 지속되겠지만 유럽 신규 프로젝트와 전동공구(P/A) 수요 증가가 이를 일부 상쇄할 것"이라며 “헝가리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초기 고정비 부담이 완화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유럽 중심의 출하량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와 헝가리 공장의 초기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될 수 있다"며 “다만 최근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진 만큼 유럽 신규 프로젝트 확대와 생산 정상화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 성장 방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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