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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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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성진 전 한전 이사 “우리 돈으로 AP1000 하청할 이유 없어…한국형 원전으로 美 진출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8.26 10:39

“대미 투자, 한국형 원전 수출 교두보로 활용해야”
VC서머 건설 중단·보글은 지연과 비용 증가…“AP1000 사업 위험 따져야”
“美 현지 기업과 직접 계약하고 불리한 책임 떠안지 않도록 검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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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전 경성대학교 에너지과학과 교수


조성진 전 경성대학교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한국이 미국 원전 건설에 투자할 경우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사업에 하청 형태로 참여하는 대신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직접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자금과 기술·인력을 투입하면서 사업 주도권과 장기 수익은 해외 기업에 넘기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비상임이사를 지낸 조 전 교수는 26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원전 건설에 활용한다면 최대한의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며 “건설·운영 경험이 축적된 APR1400을 두고 한국 기업이 경험하지 못한 AP1000 사업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조 전 교수는 한수원 비상임이사 재직 당시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과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모두 반대표를 던진 인물이다. 특히 2018년 6월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의결한 한수원 이사회에서 재직이사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했다. 이후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경제성 평가와 이사회 의결 과정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AP1000을 적용한 미국 원전 건설사업이 잇따라 공사 지연과 사업비 증가를 겪었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들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VC서머 원전 2·3호기 건설사업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2017년 중단됐다. 같은 노형을 적용한 조지아주의 보글 원전 3·4호기는 공사 지연과 비용 증가를 겪은 끝에 각각 2023년 7월과 2024년 4월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조 전 교수는 “미국 기업들도 AP1000을 건설하면서 심각한 손실과 공기 지연을 겪었다"며 “한국 기업이 경험하지 못한 노형의 사업에 들어갔다가 공사 지연이나 비용 증가가 발생하면 계약 구조에 따라 손실 책임까지 떠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P1000 사업에 종속적인 형태로 참여할 경우 19세기 미국 대륙횡단철도 건설 현장에 투입돼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를 감내했던 중국인 노동자 '쿨리(Coolie·苦力)'와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비유도 들었다.


조 전 교수는 “우리 돈과 기술, 인력을 투입하면서 해외 원전기업의 지시에 따라 하청업체처럼 일한다면 과거 쿨리와 무엇이 다르겠느냐"며 “AP1000 사업에 단순 시공 인력으로 참여해서는 충분한 이익을 얻기 어렵고, 일이 잘못됐을 때 오히려 손실 책임을 떠안을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전력회사나 원전 건설에 참여할 기업들과 한국이 직접 계약하고, 우리의 자금과 기술로 APR1400을 건설해야 한다"며 “그래야 건설 수익은 물론 장기간 이어지는 운영·정비와 부품 공급시장에서도 더 큰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에서 APR1400을 건설하면 한국 원전산업의 결정적인 수출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APR1400은 국내에서 다수 건설·운영됐고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을 통해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미국에서 한두 기만 성공적으로 건설해도 세계 원전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교수는 과거 탈원전 정책에 따른 원전 건설과 장기 운영·정비 시장의 위축을 거론하며 “탈원전으로 인해 포기해야 할 기대수입을 모두 따지면 500조원이 넘는다. 단군 이래 최대 손실일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원전은 건설 수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운영·정비와 부품 공급이 이어지는 산업"이라며 “미국 시장 진출은 APR1400과 국내 원전 공급망을 세계시장으로 확산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미국 현지 기업들과의 계약 조건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교수는 “원전을 건설할 지역의 전력회사와 시공사, 협력업체를 한국이 직접 심사하고 사업 수행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며 “한국 측에 불리한 조건이 포함되거나 공사 지연과 비용 증가의 책임이 일방적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계약 단계부터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원전을 설계하고 건설할 기술과 인력, 공급망을 이미 갖추고 있다"며 “대미 원전 투자는 특정 해외 원전기업의 사업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APR1400의 미국 진출과 후속 수출을 이끄는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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