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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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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보다 더 오른 강북 전셋값…성북·노원 12% 뛰고 ‘국평 10억’ 시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9.22 14:32

서울 전세 누적 7.79% 상승…2015년 전세난 이후 최고 수준
성북 12.84%·노원 12.25%…강남3구 포함 동남권 6.03% 그쳐
길음 국평 11억원·청량리 10억원…강북권까지 고가 전세 확산
은마 등 정비사업 이주수요 대기…공적주택 공급까지 ‘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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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전·월세 매물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의 상승세가 강남을 넘어 강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서울 평균 전셋값이 사상 처음 7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성북·노원 등 동북권의 전셋값 상승률은 강남3구가 포함된 동남권의 두 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낮았던 강북권에서도 전용면적 84㎡, 이른바 '국민평형' 전셋값이 10억원을 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강남권에 대규모 신축 아파트 입주가 이어진 것과 달리 동북권은 신규 입주 물량이 부족한 데다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실거주 수요 증가로 기존 전세 매물까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이주 수요까지 예정돼 있어 서울 전세시장의 수급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 둘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은 7.79%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 1.66%의 약 4.7배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 3.77%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으며 전세난이 심했던 2015년 연간 상승률 10.7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KB부동산 통계에서도 상승세가 확인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7억1178만원으로 전월 7억458만원보다 720만원(1.0%) 올랐다. 지난 7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 7억원을 돌파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8월 6억5179만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5999만원(9.2%) 올랐다. 전셋값이 저점을 기록했던 2023년 7월 5억6981만원과 비교하면 3년여 만에 1억4197만원(24.9%) 뛰었다.


강남보다 두 배 오른 성북·노원…외곽도 '전세 10억'

최근 전셋값 상승세는 강남권보다 강북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로 12.84%에 달했다. 노원구가 12.25%로 뒤를 이었고 동대문구도 8.43% 상승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의 상승률은 6.03%로 서울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성북·노원의 전셋값 상승률이 동남권의 두 배를 웃돈 셈이다.


가격 수준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용 84㎡는 지난달 11억원에 신규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성동구 옥수동 대표 단지인 'e편한세상 옥수 파크힐스' 같은 면적이 지난달 10억5000만원에 계약된 것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길음동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전용 84㎡ 역시 지난 7월 말 10억원대 호가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과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전용 84㎡에서는 지난 6~8월 각각 10억원에 거래된 사례가 나왔다. 지난해 8월만 해도 6억~7억원대였던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전세가격이 1년 만에 10억원 선까지 올라온 것이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전용 84㎡도 이달 9억1000만원에 신규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4㎡는 전세 호가가 12억원까지 형성됐다.


그동안 마포·용산·성동 등 한강변 인기 지역에서 주로 나타났던 10억원대 '국민평형' 전세가 동북권 신축·대장주 단지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강남엔 7000가구 입주, 동북권은 '가뭄'

강북권 전셋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지역별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 격차가 꼽힌다.


올해 동북권에서는 761가구 규모의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와 299가구 규모의 '도봉 아테라' 등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대규모 신규 입주가 많지 않았다.


반면 동남권에서는 '래미안 트리니원' 2091가구, '디에이치 방배' 3064가구, '잠실 르엘' 1865가구 등 대단지 입주가 잇따랐다. 세 단지만 합쳐도 7020가구에 달한다. 신축 입주장에서 전세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강남권 전셋값 상승 압력을 일정 부분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공급뿐 아니라 기존 전세 매물도 빠르게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전보다 14.8% 감소했다. 동대문구는 같은 기간 70.1% 급감했고 도봉구와 노원구도 각각 52.8%, 52.6% 줄었다. 성북구 역시 18.8% 감소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것도 전세 물량 감소 요인으로 지목된다. 토허구역에서는 주택 매수자에게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세입자가 거주하던 주택이 매매된 뒤 새 집주인이 입주하면 해당 주택이 전세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구조다.


실제로 전셋값 상승률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은 노원구는 올해 7월까지 아파트 거래량이 5448건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매매 거래 증가가 임대차시장에서는 전세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서울 임대차시장은 전셋값이 비싸진 것도 문제지만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전세 매물 자체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 더 큰 부담"이라며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월세나 반전세로 이동하면서 월세 부담까지 높아지고, 일부 실수요자는 '차라리 집을 사자'며 상대적으로 대출 여력이 있는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 매수로 돌아서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와 월세, 매매시장이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임대차시장의 공급 부족이 다른 시장으로 수요를 밀어내는 구조"라며 “전세 매물 부족이 장기화하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뿐 아니라 중저가 지역의 매매가격에도 추가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마 등 대규모 이주 대기…전세 수요 '연쇄 이동' 우려

문제는 앞으로다. 신규 주택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정비사업장의 이주 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2027년 상반기까지 강남구 은마아파트 4424가구, 개포주공 6·7단지 1960가구 등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따라 이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천 가구 규모 단지의 이주 시기가 겹치면 해당 지역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수요가 인접 지역으로 이동하고, 다시 그 지역의 기존 임차 수요를 외곽으로 밀어내는 연쇄적인 이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전세시장은 이미 매물 자체가 부족한 상황인데 은마아파트와 개포주공 등 대규모 정비사업장의 이주가 본격화하면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접 지역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수천 가구 규모 단지가 비슷한 시기에 이주할 경우 강남권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수요가 다른 권역으로 이동하면서 서울 전반의 전세 수급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비사업은 주택 공급을 늘리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기존 주택을 일시적으로 비워야 하는 만큼 이주 시기와 주변 입주 물량을 함께 살펴야 한다"며 “사업 속도를 늦추기보다는 이주 시기를 분산하고 인근 지역에서 임차 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공급 대책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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