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문산정수장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 사진=이현진 기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석탄 발전, 액화천연가스(LNG)보다 우선해서 발전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한 특성을 고려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전력망 용량보다 많이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초과접속'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전력망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전력망 혁신대책' 과제를 보고했다. 그간 연료 기반 발전원 중심으로 운영된 전력망 체계를 개편해 재생에너지 수용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재생E 접속기준 바꿔 2030년 수용량 20GW 확대
이번 전력망 개편 방안에서 정부는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원별로 전력망에 공급하는 순서를 매기는 급전 순위에서 재생에너지를 LNG 발전보다 우선하는 쪽으로 바꾸기로 했다.
현재 급전 순위는 △원자력·석탄·LNG 발전 등 필수 가동(Must-Run) 발전원(50.5~65.0GW) △재생에너지 기존 허가분(36GW) △필수전원 이외의 석탄발전·LNG 발전(20GW) △신규 재생에너지 순으로 돼있다.
원래 기준대로라면 재생에너지가 선순위지만, 그동안은 재생에너지 신규 접속을 검토할 때 기존 화석연료 발전원보다 후순위에 뒀다는 것이 기후부 설명이다.
급전 순위 조정으로 기후부는 영남권과 강원권의 재생에너지 수용량이 약 18GW 증가하고, 나머지 비수도권까지 포함하면 재생에너지 수용량 증가분이 20GW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부는 접속기준 변경에 대해 전기위원회에 보고하고, 다음 달 중 접속 기준을 변경한다는 목표다.
전력망 접속권 할당 방식도 선착순에서 벗어나 사업별 입찰 과정에서 경제성∙공익성∙계통여건 등을 종합 평가하는 것으로 개편한다. 발전 사업 초기 단계에 선착순으로 망 접속권을 독점적으로 부여해온 기존 방식으로 인해 진행이 지지부진하거나 무산되는 발전사업이 계통 접속권을 차지하는 사례를 막겠다는 취지다. 내년 초부터 개편될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개편과 연계한다.
◇ESS·출력제어 활용해 전력망 '초과접속' 허용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기존 전력망이 더 많이 받아들이도록 전력망 운영 방식을 개편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을 곳곳에 두는 방안도 내놨다.
우선 전력망 단위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을 조절하기 위해 2024년 만들었던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다음 달 1일 호남권 변전소를 시작으로 해제한다. 계통관리변전소는 햇볕이 강하게 들거나 바람이 많이 불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전력 수요를 초과할 때 전력망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출력을 강제로 막는(출력 제어) 변전소다. 충청권 계통관리변전소도 해제하고, 동해안 지역은 '동해안~신가평 초고압직류송전(HVDC) 1단계' 준공 시점인 2027년 상반기 중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해제할 방침이다.
전력망 수용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도 재생에너지 발전의 전력망 접속을 우선 허용한 뒤 출력이 수용량을 초과할 때만 잠깐 출력 제어를 하는 유연접속(Non-firm access)도 내년 1월 도입한다. 배전선로 최대 접속용량을 전선 열적용량 한도인 현행 14메가와트(MW)에서 16MW로 일괄적으로 올리고, 변압기는 우선 접속 외에도 최대 접속용량을 50MW에서 60MW로 상향한다.
접속 용량보다 넘치더라도 사업자의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허용하되, ESS 같은 장치를 활용해 발전 출력량을 허용된 기준용량 이내로 조정·관리하는 자율접속 제도도 도입을 준비한다. 유연접속을 실시하면 별도의 망 건설 없이도 계통 제약이 많은 호남권에만 태양광 2.6GW 태양광 수용량을 확대할 것으로 기후부는 내다봤다.
◇허수사업 정리하고 선착순 접속권도 경쟁방식으로 전환
아울러 신규 송·배전망을 건설하지 않고도 ESS 신설로 기존 송·배전망으로 증설 효과를 내는 '전력망 비증설 대안(NWAs)'을 추진한다. 2030년까지 배전망 ESS로 전력망 포화지역에 태양광 3GW를 추가 접속하고, 변전소 ESS를 통해 태양광 1.6GW를 추가 접속하도록 할 계획이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평상시 비워뒀던 전력망 일부를 실제 전력수송에 활용하기 위해 고장 대비용 ESS도 설치한다.
이 밖에도 신규 재생에너지 접속으로 공용배전망 보강이 필요해질 때 초기 접속 사업자가 모두 부담하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 한국전력이 우선 투자한 뒤 해당 망을 이용하는 발전사업자들이 용량에 따라 분담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실제 전력 생산에 기여하지 못하면서 전력망을 차지하는 '허수 사업'에 대한 전력망 접속권 회수를 지속하고, 장기 지연사업은 접속권 부여를 실제 이용시점으로 연기한다.
기후부는 이번 대책으로 전력망 송전 기준 2030년 재생에너지 수용량이 171GW로 52GW 증가하고, 배전망 기준으로는 110GW로 26GW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성환 장관은 “이번 대책은 새로 전력망을 건설할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전력망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것"이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1년 만에 지난 2024년 9월부터 막힌 재생에너지 계통 제약을 해제하고, 호남의 재생에너지 신규 접속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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