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 파코코리아인더스 부사장이 제2회 국제우주항공기술대전(AEROTEC 2026) 현장에서 자사 기술력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공항 주변의 바람과 새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장비에 자료 처리·분석·경보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관제사와 현장 대응 인력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바꾸는 일이 저희 역할입니다."
지난 9월 30일 경남 창원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2회 국제우주항공기술대전(AEROTEC 2026)'에서 만난 이규형 파코코리아인더스 부사장은 회사의 경쟁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파코코리아인더스는 현장에서 급변풍 탐지·조류 충돌 예방·항공 기상 관측을 아우르는 제품군을 선보였다. 해외 관측 장비에 자체 개발한 통합 소프트웨어를 결합하고 기상 센서 국산화도 추진하고 있다.
◇ 제주공항에서 다듬은 급변풍 통합 기술
▲급변풍 탐지 시스템. 사진=파코코리아인더스
급변풍은 짧은 거리에서 바람의 방향이나 속도가 급격하게 달라지는 현상이다. 파코코리아인더스는 레이저로 대기 중 입자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윈드 라이다와 강수 입자에서 돌아오는 전파를 활용하는 공항 기상 레이더(TDWR)를 함께 이용한다. 비가 내릴 때 관측 범위가 줄어드는 라이다를 레이더가 보완하는 방식이다.
이 부사장은 “날씨에 상관없이 관측하려면 두 장비가 필요하다"며 공항 규모와 예산에 따라 단거리형·장거리형 장비를 조합한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는 제주공항이다. 회사가 제시한 구성은 공항 안의 라이다 2대와 공항에서 약 10㎞ 떨어진 TDWR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지도 위 바람 분포·고도별 바람 구조와 활주로 접근·이륙 경로의 위험 정보를 함께 표시해 운용자가 위험 위치와 관측 근거를 파악하도록 했다.
개발에는 1년 반이 걸렸다. 이 가운데 10개월은 개발 인력이 현지에 상주하며 기능을 조정했다. 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와 표시 방식을 묻고 이를 반영한 화면을 40여개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비행기가 내려오는 공간의 어디에서 위험이 발생했는지 알려주는 것"이라며 “현지에서 사용자들의 의견을 듣고 개발했다"고 말했다.
제주공항의 통합 급변풍 정보 서비스는 올해 4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아시아·태평양 기상 요구 사항 워킹 그룹 회의에도 한국의 운영 사례로 소개됐다. 라이다와 저층 급변풍 경보 장비(LLWAS)·윈드 프로파일러·항공 기상 관측 장비(AMOS)의 자료를 통합해 관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회사 측은 해당 서비스의 표출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 새떼 이동 기록 쌓아 조류 충돌 예방
▲조류 탐지 레이더 시스템. 사진=파코코리아인더스
조류 탐지 레이더 사업의 핵심은 새를 발견한 뒤 대응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 이 부사장은 서산에서 조류 탐지 레이더를 설치·운영하며 3년 반 동안 현장 경험을 쌓았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네덜란드산 'MAX'는 회사 자료상 반경 10㎞, 고도각 60도의 관측 범위를 갖췄다. 19개 수신 빔을 활용해 표적의 위도·경도·고도를 파악하고 1초 주기의 관측·경보 기능을 제공한다. 새의 크기와 군집 여부를 구분하며 위치·속도·경보 여부 등을 화면에 표시한다.
축적된 자료는 어느 구역에 새가 집중되는지, 활주로를 언제 얼마나 자주 가로지르는지 분석하는 데 쓰인다. 날짜·시간·기상 조건별 활동을 비교하고, 항공기와 조류가 충돌할 뻔한 근접 상황인 '니어미스'도 검토할 수 있다.
이 부사장은 “통계 자료를 잘 활용하는 것이 조류 레이더를 잘 활용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조류 퇴치팀이 전날의 이동 양상과 당일 기상을 살펴 대응 지점을 정하고, 현장에서는 단말기로 새의 위치와 고도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위험 수준이 설정값을 넘으면 그래픽·음성 경보로 알린다.
그는 장비 성능과 공항 주변 생태 관리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조류 레이더 지침은 탐지·추적 성능과 운용 요건을, ICAO의 야생 동물 관리 매뉴얼은 서식지와 먹이·물 등 조류 유인 요인의 관리를 다룬다. ICAO가 통상 반경 13㎞를 제시하는 것도 공항 주변 환경을 살피는 관리 범위에 관한 내용이다. 탐지 장비와 현장 퇴치, 주변 환경 관리를 연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 기상 센서 국산화…도로·원전으로 사업 확장
▲한국수력원자력 기상 실황·AI 기반 도로 위험 탐지 기술. 사진=파코코리아인더스
항공 기상 관측 장비는 풍향·풍속과 기온·습도·기압·시정·구름 높이 등을 측정한다. 파코코리아인더스는 수집한 자료의 품질을 검사하고 항공 운항에 필요한 값으로 계산해 화면에 표시하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한다. 군과 기상청,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관측 장비를 공급하고 울진 비행장의 AMOS 구축과 유지·보수도 수행했다.
최근에는 센서 국산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건명 선임연구원은 부스에서 자체 개발한 강수 유무 센서와 기압계, 온·습도계를 소개했다. 측정 자료를 모아 처리하는 데이터 로거도 직접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대표 성과는 기상청 제1호 혁신 제품으로 지정된 '필터링 알고리즘 적용 및 분리형 멀티센서 모듈 기반 기압계'다. 세 개 센서의 측정값 가운데 허용오차 범위 안의 값을 활용해 평균을 산출하고, 센서 모듈을 분리·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측정 신뢰도를 높이면서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는 구조다.
이동식 항공 기상 관측 장비 'TacMet'도 공급한다. 고정 장비 고장 시 대체 관측이나 군의 야전·상륙 작전을 지원하는 장비로, 소개 자료상 기본 시스템은 15분 이내 설치할 수 있다. 회사는 사용 기관의 요구를 반영한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관측 기술의 적용 범위는 도로와 원전으로 넓히고 있다. 도로에서는 노면의 물·눈·얼음과 안개 등을 관측하고, 한국수력원자력에는 기상 관측·표출 기술을 제공한다. 침수·적설·연기·안개의 변화를 파악하는 인공 지능(AI) 기반 CCTV 영상 분석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건명 파코코리아인더스 선임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장비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이 부사장은 다른 국산 센서와 AI 솔루션의 2027년 공급을 추진하고, 네덜란드 기상 분야 전시회 참가를 통해 해외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매출 300억원대로 성장…지난해 수익성 회복
1993년 설립된 회사는 기상·환경 관측 사업을 확대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파코코리아인더스의 매출은 2020년 199억4000만원에서 2025년 317억6000만원으로 5년간 59.3% 증가했다. 2021년 196억3000만원, 2022년 244억6000만원을 거쳐 2023년에는 354억4000만원으로 확대됐다.
2023년 매출 증가에는 공사 수익 확대가 크게 작용했다. 공사 수익은 2022년 92억9000만원에서 2023년 187억2000만원으로 늘어 전체 매출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이후 매출은 2024년 331억5000만원, 2025년 317억6000만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외형 확대 이후 매출 조정을 거치는 흐름이다.
지난해에는 수익성이 회복됐다. 2024년 6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에서 2025년 4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고, 영업이익률은 12.6%를 기록했다. 매출 원가율이 92.4%에서 75.5%로 낮아지면서 매출 감소에도 이익이 늘었다.
영업 활동 현금 흐름도 2024년 9억1000만원 순유출에서 지난해 31억9000만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차입금을 줄이면서 부채 비율은 같은 기간 100.5%에서 66.8%로 낮아졌다.
연구 개발 지출은 확대했다. 지난해 비용으로 반영한 경상 연구·개발비는 12억4000만원으로 전년보다 15.9% 증가했다. 매출의 약 3.9%에 해당한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 5∼6년 안에 SI 사업부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산 센서 공급과 항공 안전 통합 사업, 해외 진출을 다음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듣고 그대로 구현한다"며 현장 수요를 반영한 개발을 강조했다.
파코코리아인더스는 제주공항에서 쌓은 통합 관측 경험을 바탕으로 적용 분야와 공급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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