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경찰 개혁 - 후버 FBI 국장을 생각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10.06 11:01

윤덕균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 명예교수

윤덕균 한양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윤덕균 한양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이재명 대통령은 경찰의 뼈를 깎는 내부 자정과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총리실 산하 경찰 개혁 기구와 더불어민주당 경찰 개혁추진단을 통해 조직 쇄신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고심은 취임 후 경찰청장을 600일 넘게 공석으로 하는 데서 엿볼 수 있다. 검찰 공화국은 해체되는 반면 경찰 공화국이 탄생할 것 같은 국민의 우려가 있다. 2,300여 명에 불과한 검사들의 검찰 공화국의 권력 남용도 문제였는데, 만일 13만여 명의 경찰이 직권을 남용하는 경찰 공화국이 탄생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최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과 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에서 보여준 증조가 국민적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여기서 타산지석의 하나로 존 에드거 후버 FBI 국장을 생각한다. 후버는 미국 FBI 초대 국장으로, 1924년부터 1972년까지 총 48년에 걸쳐 재임했으며, 재임 중 8명의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거쳐 갔다. 이는 미국 내 유명인과 정치인에 대한 약점을 죄다 조사하고 다녔고 정치적 파워가 극에 달해서 그 막강한 권력의 미국 대통령조차도 그를 해임할 수가 없었다. 혹여 정치권에서 퇴진 요구가 있으면 조용히 정계 인물들 관련 비밀 파일을 빌미로 협박을 일삼았다. 후버는 새로운 대통령들이 자신의 FBI 국장 지위와 권력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대통령의 정적들 비리와 불륜 증거를 주기적으로 넘겨주었다. 인권 운동가들의 대다수는 후버를 사탄 취급할 정도로 반(反) 인권의 상징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쏘 냉전 시기에 FBI의 위상을 현재의 위치로 만든 사람으로 평가된다. 그가 죽은 후 FBI 국장의 재임 기간 상한이 10년으로 제한되었다.


미국의 경찰 공화국 예방을 위한 노력은 우리 정부의 경찰 개혁의 지침이 될 것이다. 미국에는 경찰로 분류되는 공무원의 수가 1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권력 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핵심은 상급 기관이 하급 경찰을 일률적으로 지휘하는 피라미드식 조직이 아니다. 권력은 집중에서 나오기 때문에, 수직적 조직이 아니라 수평적 조직으로 분산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FBI가 뉴욕시 경찰을 지휘하지 않는다. 연방 정부 경찰은 법무부 소속이다. 각각 법적으로 부여된 관할권과 권한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연방법 위반, 테러, 방첩, 조직범죄, 주요 사이버범죄 등을 다루는 FBI, 불법 마약 관련 범죄를 다루는 DEA, 총기·폭발물·방화·밀수 등을 다루는 ATF, 연방법원 관련 업무, 연방 도피범 추적, 증인 보호 등을 다루는 U.S. Marshals Service, 대통령 등 주요 인사 경호와 위조지폐·금융 범죄 수사를 다루는 Secret Service, 국경·출입국 및 이민 관련 법 집행을 다루는 CBP / ICE로 나눈다.




각 주(state)에는 자체적인 주 소속 경찰이 있다. 명칭도 주마다 다르고 조직과 권한도 다르다. 주 소속 경찰은 고속도로 순찰, 교통법 집행, 광역 수사, 지방경찰 지원 등의 역할을 한다. 예로서 버클리 대학은 앨러미다 카운티, 버클리시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이다. 주립대학이기 때문에 버클리시 경찰(150명 내외) 과 별도로 60명 정도의 캘리포니아주 소속 경찰이 관장한다. 주 밑에 있는 카운티에는 보안관(Sheriff)이 있다. 보안관은 한국 경찰과 달리 주민 선거로 선출된다. 카운티 밑에 있는 시티에는 시티 경찰이 있다. 정리하면, 미국의 경찰 체계는 연방 정부에 법무부 소관의 연방경찰, 주 소속의 주 경찰, 카운티 소속의 보안관, 시티 소속의 시티 경찰과 각종 특수업무의 특수 경찰이 있지만 서로의 지배구조는 없다. 미국 경찰의 핵심은 “하나의 경찰"의 아니고 철저한 분권의 수평적 분권 체계다.


한국도 “견제와 균형", “수평적 분권"이 없으면 13만 경찰의 폭주를 막을 길이 없다. 검찰의 보완 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수사 권한과 책임이 커졌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일 수 없다. 경찰 개혁을 논의하면서 후버 FBI 국장을 상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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