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사업 50% 감축 추진…학교 현장 부담 줄이고 교육 본질 회복-
-사람 중심 AI 교육·초연결 경북학교 등 5대 과제로 교육 대전환 시동-
-'나의 꿈을 가꾸는 따뜻한 경북교육' 새 비전…2030년까지 미래교육 체계 구축-
-AI 전담 부서 신설·교육재정 확보 총력…정책의 현장 안착이 최대 과제-
▲임종식 교육감은 '사람 중심 AI 교육 대전환'을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제공=경북교육청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교육이 새로운 변화의 길목에 섰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 등 교육환경이 빠르게 달라지는 가운데 경상북도교육청이 미래교육을 향한 대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10월 8일 3기 취임 100일을 맞은 임종식 경상북도교육감이 있다.
지난 7월 1일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 임 교육감은 '사람 중심 AI 교육 대전환'을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새로운 사업을 늘리기보다 기존 정책사업을 과감하게 줄여 학교가 교육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지난 100일은 경북교육의 미래를 설계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시간이었다. 이제 관심은 그동안 제시한 정책들이 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정책사업 절반 줄이기…학교가 교육에 집중하도록
임 교육감이 3기 첫 지시사항으로 내세운 것은 정책사업 50% 감축이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7월 10일 '경북교육 2030 대전환'의 첫 과제로 정책사업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는 기존 사업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정책이 계속 추가되면서 교사들의 행정업무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경북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두 차례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사업별 필요성과 효과를 점검했다.
부서별 자체 평가 결과까지 종합해 현장 호응도가 낮거나 실효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중심으로 정비를 추진했다.
정비 결과는 2027년도 본예산과 주요업무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단순한 사업 축소가 아니다. 교사가 불필요한 행정업무에서 벗어나 학생 지도와 수업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교육행정의 운영방식을 바꾸는 데 있다.
▲사람 중심 AI 교육…기술과 교육의 새로운 만남
경북교육청이 추진하는 미래교육의 중심에는 인공지능이 있다.
지난 7월 15일 발표한 '사람 중심 AI 대전환'은 AI 기술을 교육현장에 접목하면서도 학생의 성장과 교사의 역할을 중심에 두겠다는 구상이다.
학교 누리집과 행정 포털, 교육기관 사이트를 통합 로그인으로 연결하고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교육정보 검색과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학교급별 AI 윤리·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인공지능교육관 개관과 AI 교육 클러스터 조성도 추진한다.
특히 지난 7월 16일에는 AI 융합교육 석사 학위를 취득한 교원 130명으로 구성된 'AI 교육 혁신 지원단'이 출범해 학교 현장의 수업 혁신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AI를 단순한 교육 도구가 아니라 학생의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경북교육청의 방향이다.
▲작은 학교도 함께 성장…'초연결 경북학교' 추진
학령인구 감소는 경북교육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다.
농산어촌 지역이 많은 경북은 학생 수 감소로 소규모 학교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7월 24일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초연결 경북학교' 구상을 발표했다.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거점학교의 특색 있는 수업을 공유하는 '이음 스튜디오', 학교의 경계를 넘어 교사가 수업을 나누는 '이음 교사제' 등을 추진한다.
경북온라인학교를 통해 소속 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과목도 수강할 수 있도록 교육 선택권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학교 규모와 지역적 여건에 따른 교육격차를 줄이고 경북 전체를 하나의 배움터로 연결하겠다는 시도다.
이와 함께 교육활동 보호에도 힘을 쏟고 있다. 도내 22개 교육지원청의 학교지원센터를 확대·개편해 악성 민원 대응과 갈등 조정, 위기학생 지원, 법률·심리 상담 등을 통합 지원하는 교육활동보호 전담기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시범운영을 거쳐 2027년부터 제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나의 꿈을 가꾸는 따뜻한 경북교육'…새 비전 선포
지난 8월 4일 경북교육청은 2030년까지의 교육 방향을 담은 '경북교육 2030 대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5대 중점 과제는 △뜻대로 꿈대로(大路) △사람 중심 AI 교육 △초연결 경북학교 △교육활동보호 전담기구 △경북교육 세계로다.
이어 8월 13일 포항 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 선포식을 열고 '나의 꿈을 가꾸는 따뜻한 경북교육'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교육지표는 '나답게·다함께·새롭게'로 정하고 AI 전환, 맞춤성장, 안심학교, 지역상생, 공감행정을 5대 정책 방향으로 설정했다.
특히 '뜻대로 꿈대로(大路)'는 학생 개개인의 재능과 적성을 발견하고 이를 미래의 꿈으로 연결하는 맞춤형 성장 지원정책이다.
'재능찾음–재능키움–꿈길이음'으로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AI 기반 진로·성장 플랫폼과 학생의 꿈 실현 계획을 지원하는 '꿈 펀드'도 추진할 예정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각자의 속도에 맞춰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교육재정 확보 총력…지역 교육격차 해소가 관건
교육재정의 안정적인 확보도 지난 100일의 주요 현안이었다.
정부가 지난 8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 방식을 개편하는 방안을 발표하자 경북교육청은 농산어촌 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학생 수가 줄더라도 학교 운영과 시설 유지, 통학 지원 등에 필요한 기본 비용이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임 교육감은 지난 9월 9일 다른 시도교육감 8명과 함께 국회 교육위원회를 방문해 현행 교부금 제도 유지와 안정적인 교육재정 확보를 건의했다.
특히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누려야 할 교육의 질까지 낮아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소규모 학교가 많은 경북에서 교육재정의 안정성은 AI 교육과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 등 미래교육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적극행정 11회 연속 수상…경북 직업교육 세계화도 추진
경북교육청은 교육부 주관 '2026년 상반기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시도교육청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학교 전기요금 데이터를 분석해 일부 학교에서 교육용 전기요금 할인이 누락된 사실을 확인하고, 전수조사와 환급 및 재발 방지체계를 마련한 사례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로써 2021년 첫 대회 이후 11회 연속 수상 기록을 이어갔으며 최우수상은 일곱 번째다.
경북 직업교육의 해외 진출도 구체화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우즈베키스탄 직업교육청의 요청으로 지난 9월 두 차례 화상회의를 열고 경북 직업계고의 교육과정과 운영체계를 현지에 적용하기 위한 협력 방향에 합의했다.
특별전담조직을 구성해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과 현지 교원 역량 강화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AI 전담 부서 신설…교육 대전환 실행체계 구축
경북교육청은 미래교육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개편에도 착수했다.
지난 10월 2일 입법예고한 2027년 조직개편안에는 AI 교육과 디지털 교육, AI 역기능 예방 업무를 통합적으로 담당하는 'AI디지털교육과' 신설이 포함됐다.
교육활동보호센터도 교육활동보호팀으로 개편해 관련 지원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본청 조직은 현행 3국 3관 13과 1단 61담당에서 3국 3관 14과 60팀 체제로 바뀌며, 관련 절차를 거쳐 2027년 1월과 3월 두 단계로 시행할 예정이다.
경북교육청은 대전환 계획을 2027년 실행 기반 구축, 2028년 현장 확산, 2029년 교육모델 고도화, 2030년 제도적 정착의 네 단계로 추진한다.
지난 9월 말에는 도내 유치원 원장과 초·중·고등학교 교장 등 880여 명을 대상으로 정책 방향을 공유하며 현장 소통에도 나섰다.
▲취임 100일 넘어 미래 4년…이제는 현장에서 답할 때
임종식 교육감의 3기 취임 100일은 경북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고 미래교육의 밑그림을 구체화한 시기였다.
정책사업 감축을 통한 학교 업무 경감, 사람 중심 AI 교육, 학교 간 교육자원 공유, 교육활동 보호, 직업교육 세계화까지 변화의 폭도 넓다.
그러나 정책의 성패는 계획의 크기보다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에 달려 있다.
교사가 행정업무에서 벗어나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는지, 농산어촌 학생들도 다양한 교육기회를 누릴 수 있는지, AI 교육이 실제 학습의 질을 높이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교육재정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조직개편과 예산,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일도 남은 과제다.
경북교육청은 연말까지 2027년도 본예산과 주요업무계획에 대전환 과제를 반영하고 본격적인 실행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 100일이 변화의 청사진을 그리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그 약속을 실천으로 증명해야 할 때다.
'나의 꿈을 가꾸는 따뜻한 경북교육'이라는 새로운 비전이 경북의 모든 교실에서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임종식 교육감의 남은 임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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