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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공장 화재’ 소방관 끝내 사망…‘재정 빨대’ 발언 논란 재점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10.17 13:46

김진석 소방위, 화재 진압 중 숨져…19일 경기도청장 엄수

소방노조, 추미애 지사 발언 비판…공식 사과 촉구

경찰, 33명 전담팀 구성…화재 원인·안전관리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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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 부천시의 한 금속부품 도장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대원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부천의 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와 진화 작업에 나섰던 소방관이 끝내 숨졌다. 고인의 희생을 애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소방노조는 현장 대원들의 헌신을 재정 부담으로 표현한 데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경찰은 대규모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화재 원인과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17일 소방청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전날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김진석 소방위가 이날 오전 0시55분께 숨졌다. 김 소방위는 최초 출동한 소방대원들과 함께 진화에 나섰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아 왔다.


화재는 지난 16일 오전 8시38분께 금속 사출·인쇄 공장에서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신고를 받고 진화 작업에 나서 약 2시간28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그러나 초기 진압에 투입된 소방대원 2명이 급격히 확산한 불길과 연기에 고립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김 소방위와 함께 중상을 입은 40대 소방대원 1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다른 소방관 4명도 진화 과정에서 열탈진 증상을 보였으며, 공장 관계자 2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번 화재로 김 소방위를 포함해 모두 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소방청은 순직한 김 소방관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소방장에서 소방위로 1계급 특별승진을 추서했다. 옥조근정훈장 추서와 국립현충원 안장도 추진한다.


장례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경기도청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일반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세종중앙공원 도시축제마당에는 합동분향소도 설치됐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고인의 장례 절차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대한의 예우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고인의 희생을 깊이 애도하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추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소방관 순직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 지사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사용한 표현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재정 문제를 설명하던 중 소방을 '골치 아픈 재정 빨대'에 비유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소방 재정 확충 방안을 질의하자 지방자치단체의 소방 예산 부담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당시 추 지사는 2027년 소방 인건비로 약 1조1000억원, 사업비로 5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며 소방 관련 지출이 1조700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는 2020년 소방공무원의 신분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인건비와 운영비 상당 부분을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구조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방 업무의 국가적 책임과 실제 예산 부담 주체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소방공무원 단체들은 재정 구조의 문제를 설명하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 조직을 비용 부담의 대상으로 묘사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성명을 통해 소방관들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데도 이들의 활동을 예산 낭비나 재정 부담처럼 표현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소방 재정의 지방 의존도가 문제라면 중앙정부에 국비 지원 확대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재정 부담을 해소하는 것은 행정 책임자의 역할이지, 현장 소방관들의 헌신을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 역시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은 재정 문제의 책임을 소방 조직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예산을 '잡아먹는다'는 표현이 현장 대원들의 자존감과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는 해당 발언이 소방관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국가직 전환에도 소방 예산 대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으며, 국고 지원 비중마저 줄어드는 현실을 강조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진화에 나섰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6일 서면 브리핑에서 추 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공무원과 가족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설명하려는 취지였더라도 소방관들의 노고와 자부심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기도 관할 화재 현장의 소방관이 순직하면서 추 지사 본인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방노조 측은 현장에서 생명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소방관들을 재정 부담에 빗댄 발언을 철회하고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경찰은 이번 화재의 발생 원인과 인명피해가 커진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장성윤 광역범죄수사대장을 팀장으로 하는 33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광역범죄수사대 중대재해수사계 수사관 25명과 과학수사 인력 8명이 투입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소방 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조사는 최초 발화 장소로 추정되는 공장 3층 세척실에 집중되고 있다. 경찰은 시너 세척기 주변을 중심으로 전기적·기계적 결함이나 작업 과정에서의 부주의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히 초기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들이 대피할 틈도 없이 불길과 연기가 확산한 원인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용기 180여통이 발견된 점도 주요 조사 대상이다. 해당 물질의 종류와 보관량, 취급 과정에서 관련 법령을 위반했는지 여부는 소방 당국 특별사법경찰이 조사한다.


불이 난 건물은 여러 업체가 층별로 입주한 형태로, 위험물 취급 허가를 받은 이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프링클러 역시 설치되지 않았는데, 건축 면적이 362㎡로 의무 설치 기준에 해당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공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화재 당시 작업 내용과 안전관리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업무상 실화와 과실치상 혐의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 소방위의 순직과 관련해서도 공장 관계자들의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살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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