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집단소송법 도입으로 인한 벤처·스타트업 생존 위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코리아스타트업포럼
지난해 쿠팡에 이어 최근 은행,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커피전문점까지 연이은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집단소송제'가 주목을 받으면서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긴장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소비자 피해구제 실효성을 높인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소송 대응 여력이 부족한 초기 기업까지 제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 경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집단소송제의 적용 범위와 소송 요건, 피해구제 절차 등을 두고 국회에서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벤처·스타트업계의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집단소송제에 대해 경제계 전반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지만, 특히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단 한 건의 집단소송도 기업 생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집단소송제 논의의 기준점이 되는 법안은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대표발의한 집단소송법안이다. 이 법안은 손해배상청구 소송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한편, 피해자의 구제 접근성을 높이려는 장치들을 담고 있어 공방의 중심에 서 있다.
논란의 핵심 중 하나인 '옵트아웃' 제도는 피해자가 별도로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집단소송 대상에 포함되고, 명시적으로 불참을 원하는 경우에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피해자 구제 범위를 넓힐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소송 대상과 잠재 배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벤처·스타트업 업계가 더 큰 부담으로 보는 것은 옵트아웃 하나만 도입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손해배상청구 소송 전반으로의 적용 확대와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피해 사유에 대한 소급 적용이 함께 담긴 것이다. 업계는 △옵트아웃 △전반적 적용 확대 △소급 적용 이 세 요소가 결합하면 잠재 소송 대상과 배상 부담이 통제하기 어렵게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 제정이 현실화되면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보수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소급 적용될 위험을 단순히 투자 전 실사만으로 걸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통신·유통·외식 등 이용자가 많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분야의 스타트업일수록 잠재 배상액이 커지는 만큼 보험 가입과 후속 투자 유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7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과 벤처기업협회,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국회에서 공동 주관한 '집단소송법 도입으로 인한 벤처·스타트업 생존 위기 토론회'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발제자로 나선 구태언 법무법인 린 인공지능(AI) 산업 전문 그룹 총괄변호사는 “평균 자산총계가 85억원 수준인 우리 벤처기업에 1인당 배상 단가와 이용자 수를 곱하는 배상 구조가 적용되면 잠재 배상액이 조 단위에 이를 수 있고, 투자 전 실사로도 걸러낼 수 없는 소급 위험 앞에서는 벤처 투자와 회수가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집단소송제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피해자 구제와 기업의 방어권을 함께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이 토론회에서 “스타트업계도 피해자 구제라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전담 변호사 한 명 두기 어려운 스타트업에게는 단 한 건의 집단소송이 곧 생존의 문제가 되는 만큼, 혁신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제도 설계를 국회가 함께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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